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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약한 고양이라는 이유로… 흙과 돌 먹으며 버틴 수호

 

[노트펫] 처음에는 길가에서 잠들어 있는 길고양이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상했다. 사람이 가까이 가도 멀뚱멀뚱 쳐다볼 뿐 움직일 생각도 하지 않고, 한참 뒤에 다시 가서 봐도 그 자리 그대로였다.

 

움직이지 않는 게 아니라 움직일 수 없는 것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길에서 홀로 막막한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던 그 고양이에게 다행히 구조의 손길이 내밀어졌지만, 병원에 데려가서 들은 이야기는 더 참담했다.

 

 

눈에 띄었다는 이유로 하반신 마비라니

 

처음에는 교통사고로 몸을 못 움직이는 것으로 추정했고, 병원에서 다리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골절 치료를 하려고 일단 보름 정도 입원하며 몸을 회복시키려 했는데, 막상 척추 쪽 문제로 MRI를 찍으며 자세히 검사를 해보자 상태가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수의사 소견에 따르면 교통사고가 아니라 무언가 강한 충격이 가해져서 생긴 사고인 듯했다. 누군가가 장난삼아, 아니면 화풀이로 죄 없는 길고양이를 다리를 쓸 수 없을 정도로 가격한 것이다.

 

고양이 수호는 정말 운이 나빠서, 그저 작은 생명을 장난감처럼 여기는 잔인한 사람의 눈에 띄었다는 이유만으로 돌이킬 수 없는 장애를 얻게 되었다.

 

 

상태로 예측하기로는 대략 일주일 전쯤에 일어난 사고인 듯했다. 수호는 일주일간 길에서 앞발로 기어다니며 버티던 중에 구조자에게 발견되었던 것이다.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까. 사고 직후에 병원에 왔다면 그나마 다리를 치료할 수도 있었을 텐데, 길 위에서 방치된 시간 동안 하반신은 수술로 어찌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 버렸다. 이제 겨우 한 살이나 됐을 어린 고양이 수호는 후지마비로 살아가야 한다.

 

수술로도 치료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방병원으로 옮겨 침 치료를 받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수호에게는 입원장 밖에 나와 곁에서 재활 치료를 도와줄, 그리고 세상의 희망을 보여줄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너는 희망을 발견했니

 

구조 당시 엑스레이를 찍어 보니 수호의 뱃속에는 자잘한 돌이나 흙 같은 것들이 보였다. 불편한 몸으로 먹을 것을 찾을 수 없어 그저 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흙을 주워 먹었던 것이다. 세상에 태어나 따뜻함보다 공포와 잔혹함을 먼저 경험했을 아이. 하지만 구조 이후 요즘 수호의 얼굴은 편안하다.

 

병원에서 평생 후지마비를 얻어 살아가야 한다는 판정을 받아 수호의 사연을 지켜보던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수호 입장에서는 길 위에서 혼자 막막한 밤을 버텨야 했던 시간보다는 입원장에서 치료받는 지금의 상황에 조금은 안심한 것일까.

 

 

어쩌면 사람보다 더 긍정적인 기운을 전해주는 고양이 수호는 두 달째 입원장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다. 수호의 재활을 위해 많은 분들이 모금을 해주어 병원비를 보탰지만, 계속 입원장에 갇혀 있으면 많이 움직일 수 없어 근육 소실이 더 빨라지게 된다.

 

후지마비인 수호를 케어하는 것이 물론 쉽지는 않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압박 배뇨를 해야 해서, 서로 익숙해지는 데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수호에게는 가정에서 보살펴줄 임보처나 입양처가 절실히 필요하다.

 

 

어린 나이에 죽음의 고비를 견뎌낸 수호가 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만날 수는 없을까. 이 작은 생명이 잔혹한 길 위나 조그만 입원장을 벗어나 세상의 아름다움과 따뜻함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를 간절히 응원한다.

 

(입양/임보 문의 : 카톡 leadsky)

박은지 객원기자sogon_abou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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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댓글 24건

  •  강연이 2018/06/14 18:01:31
    사람을 믿고 다가온 손길을 참았을텐데 너무 잔인하네요 진짜 구조해 주신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수호에게 정말 좋은 주인이 꼭 나타나고 평생 힘든 일 겪지 않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답글 222

  •  Bee88 2018/06/14 18:38:41
    너무 마음 아프네요ㅠㅜ 수호가 얼른 좋은 보금자리를 찾길 진심으로 바랍니다ㅠㅜㅠㅜㅜㅠㅠㅠ

    답글 177

  •  나무 2018/06/14 19:32:11
    자기보다 약자 괴롭히는 새끼들은 악마들이다.

    답글 207

  •  송이 2018/06/14 19:39:29
    마음이 너무 아파요ㅠㅠ 죄가 없는 동물들을 왜 괴롭히는지!!! 좋은 주인분을 만나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답글 141

  •  다둥이네 2018/06/14 21:39:45
    로그인하게 만드네요..불쌍해서 어째.. 데려다 입양하고싶지만 애가 셋에강아지 두마리키우며 회사다니며 저녁에 가게하다보니 도저히 용기가 안나네요..너무 속상하세요..ㅜㅜ

    답글 98

  •  오비즈 2018/06/14 21:47:47
    넘불쌍해서 어째... 키우던아이엿음몰라도 누가 데려가서 배변시켜주고돌봐줄수잇을까..ㅠㅠㅠ넘이쁜아인데 맘이넘아프네.. 이아이 이야기 계속알려주세요

    답글 101

  •   2018/06/15 11:08:43
    저런짓한 인간은 이걸 보지 않겠지만... 진심을 다해 저주하겠다... 넌 냥이보다 못한 삶을 살겄이다... 내가 간절히 빌겠다.. 냥이야 이제 남은 삶은 행복하길 바란다.. 내가 도와줄 능력이 안되서 미안하다.. 진심으로 미안하다..

    답글 116

  •  belle 2018/06/17 13:10:12
    눈에 띄었단 이유로 저 작은 생명을 밟다니..그 저주받은 눈깔이 뭘 좋게 보겠나?

    답글 76

  •  바바라 2018/06/22 10:49:15
    악업을차곡차곡쌓은ㅅㄲ는꼭 돌려받을꺼다.니인생도 누군가에게짓밟혀 쳐박히길바란다.

    답글 71

  •  piglet 2018/07/03 07:30:36
    미안해 수호야 ...어린너한테 차마 입에도 담지 못할 고통을 줘서 그리고 나또한 개인의 이유로 너를 돌봐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 꼭 좋은 분이 너를 데려가주셨으면 .. 열심히 기도할께 정말 미안해

    답글 54

  •  정우 2018/07/03 11:38:29
    똑같이 불구만들고싶다.....

    답글 45

  •  me**** 2018/07/04 03:39:42
    정말인간이젤잔인한 동물이다 너무미안하고 미안하네요제발 조은곳에입양되길간절히기도해봅니다 다시는 고통받지않게 도움이되고싶네요 정말어떤인간일지 제발 똑같이 당해보길 빌고빌겟습니다구조해주신분들 너무감사합니다 이글마니마니퍼뜨려주세요

    답글 54

  •  Lim 2018/07/10 13:20:46
    아 그래도 살고자 흙과 돌을.. 저렇게 이쁜 아가를 어떻게 ; 진짜 동물한테 화풀이 하는 사람들 너희도 똑같이 화풀이대상이 되어야하고 화풀이 대상이 되었다고 남한테 우는소리 하지마라 똑같다 너희도 언젠간 벌 꼭 받을거니

    답글 51

  •  조은혜 2018/07/10 18:17:37
    진짜 화나고 눈물나네요ㅜㅜ 수호야 꼭 마음씨착한분 만나서 좋은곳으로 입양됐으면 좋겠어 ㅠㅠ이쁜것 ..맘이아프다진짜

    답글 44

  •  이혜련 2018/08/09 01:46:37
    도대체 왜..이렇게 약하고 어여쁜 아이에게 이런 짓을 하는걸까..제발 좋은 보호자 만나서 행복해지길..

    답글 33

  •  이영단 2018/08/11 10:13:35
    수호야정말사랑하고평생아껴줄좋은주인만나서행복하길널그렇게만든인간도너처럼똑같이당해서평생병신으로살아가길꼭빈다

    답글 28

  •  nar**** 2018/08/19 07:12:46
    아..평생 사랑으로 함께할 반려인이 나타나시길 기도해요. 그냥 지나치지않고 치료해주셔서 넘 감사하네요..

    답글 28

  •  조민정 2018/09/03 19:43:52
    인간이란게젤무서운존재네 저작은애들이 우리들한테해코지하는것도아닌데 왜 못살게구는건지 걍똑같이당해라꼭

    답글 18

  •  minievita 2018/09/09 20:59:52
    아 담담하게 읽어 내려가려고 무던히도 너력했지만 수호의 눈망울을 보는 순간 울고 말았어요 ㅠㅠ 구조해주신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수호야 힘내

    답글 20

  •  maria**** 2018/09/11 03:45:10
    저도 학대당하고 아픈애들 넷을키우는데요 사람이라는게 정말 부끄럽고 싫어지게 만드네요. 할수만 있다면 저런 인간들은 사지를 찢어 죽 여버리고싶습니다.

    답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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