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남 양산의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발견된 말티즈 |
[노트펫] 아파트 단지에 버리고 간 강아지를 관리소 직원이 거둔 사연이 훈훈함을 주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4시 45분쯤 경상남도 양산의 한 아파트에 이동장을 든 20대 남성이 들어왔다. 이 남성은 화단 앞으로 가더니 주위를 둘러보고는 이동장을 내려 놓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이 모습은 아파트 CCTV에 고스란히 잡혔다.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을 맡고 있는 이도윤 씨는 이날 밤 회의차 관리소에 들렀다가 이 일에 대해 알게 됐다. 그 남성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개를 데리고 간 사람도 없었다.
![]() |
강아지 가방을 들고 아파트 뒷문으로 들어온 남성 |
![]() |
얼마 후 가방을 화단 옆에 둔 남성이 빈손으로 아파트를 빠져나가는 모습 |
이 씨는 "주민분이 강아지를 발견하고 관리소로 데려온 상태였다"며 "주인을 잃은 건지, 누가 두고간 건지 확인하고자 CCTV를 돌려보니 유기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평소 주민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뒷문으로 들어와 이 같은 행동을 벌였다. 남의 아파트 단지에 개를 버리고 간 것으로 추정됐다.
유기된 강아지는 말티즈로 털이 많이 뭉쳐 있고 냄새가 심했다. 관리소에서 일단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강아지를 씻기고 먹을 것을 줬다.
이 씨는 "강아지가 꼬질꼬질하긴 했지만 아파 보이진 않았고 사람을 좋아하는지 계속 꼬리를 흔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우선 입주민 인터넷 카페에 이 사건에 대한 글을 올렸다. 목격자를 찾는 한편 강아지를 길러줄 사람을 찾기 위해서였다.
"강아지를 세 마리나 기르고 있어서 쉽게 제가 데려가질 못하겠더라고요. 그래도 안쓰러워서 유기견센터에는 보내고 싶지 않아 아내와 상의를 하고 있었어요."
유기견 입양이 쉽지 않은 것을 알고 있었던 터라 어느새 마음은 기울고 있었던 것.
![]() |
목욕 후 놀고 있는 말티즈 |
![]() |
그런데 비슷한 시각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이 강아지를 챙겨줬던 관리소 직원이었다.
행동은 관리소 직원이 더 빨랐다. 20일 오전 이 씨는 그 관리소 직원이 강아지를 입양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 씨는 "사실 유기한 사람을 찾아내거나 새로운 입양자를 찾기 위해 제보한 것이었는데 곧장 입양자가 나타나 조금은 어리둥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함께 살다 어느 날 갑자기 저렇게 버려지는 강아지가 너무 안쓰럽다"며 "처벌도 처벌이지만 제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아파트는 입주자 회의를 거쳐 강아지를 놓고 간 사람에 대한 경찰 조사 요청 등 처분을 결정할 예정이다.
회원 댓글 3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