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반려동물을 사후 매장할 수 있도록 하고, 이동식 화장장을 허용하는 법안이 여권 의원들에 의해 발의됐다. 업계에서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법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2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일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성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을 대표발의자로 반려동물의 범위를 넓히고, 장례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정청래, 황운하, 양기대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법안 발의에 힘을 보탰다.

우선 법안은 현재 6종으로 정해져 있는 반려동물의 범위를 넓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물보호법은 '반려(伴侶) 목적으로 기르는 개, 고양이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동물'을 반려동물로 정하고 있고, 부령에서는 개, 고양이, 토끼, 페럿, 기니피그 및 햄스터 등 6종을 반려동물로 정해놨다.

법안은 동물보호법 상 규정을 '개, 고양이, 고슴도치, 앵무새, 거북이 등'으로 고쳐 고슴도치와 앵무새, 거북이를 반려동물로 명문화하도록 하고 있다.

이규민 의원실은 "앵무새나 거북이 등 동물의 소유자 등이 반려의 목적으로 기르며 유대감을 느끼는 동물들이 반려동물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며 또 "이 법에서 반려동물 관련 영업만을 규제하고 있음에 따라 그 외의 동물들은 동물판매업, 동물장묘업 등의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고 발의 배경을 밝혔다.

반려동물로 인정하는 동시에 고슴도치와 앵무새, 거북이를 사고파는 곳들도 반려동물 관련 영업자 규제 대상으로 넣겠다는 의미다.

법안은 특히 반려동물 관련 장묘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매장과 이동식 화장장의 허용이 그것이다.

반려동물의 사체는 동물장묘시설에서 처리하거나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쓰레기봉투에 넣어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현실에서 자가 땅 등에서 매장이 이뤄지고 있지만 법상 매장은 허용되지 않는다.

법안은 "반려동물을 폐기물로 취급하여 처리하는 것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반려인들의 정서와 괴리된다는 지적이 있다"며 매장 허용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법안은 또 "이동식 장묘시설에 대한 반려인들의 수요가 상당하고, 동물장묘시설에 대형견의 처리를 위한 대형 화장시설 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밝혔다.

매장은 차치하고, 이동식 화장장 허용안에 대해 업계에서는 현실을 모르고 추진하는 법안이라는 분위기다. 

권신구 한국동물장례협회 이사는 "반려동물 장례식장이 50개가 넘고 장례식장별 평균 가동률은 30~40%에 불과한 가운데 올해 말까지 장례식장은 60여개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현재 장례율을 감안한다면 이미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시 외곽에 위치한 반려동물장례식장의 지리적 어려움 때문에 거주지로 이동식 화장차가 접근할 경우 비반려인과 반려인의 갈등이 불보듯 훤하다"며 "이미 개물림과 입마개 등 여러 문제로 사회적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의 이동식 화장차의 도입은 시기상조이고 명분도 부족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