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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모자의 비극`..그물 걸린 새끼 곁 지키다 숨진 어미

그물에 완전히 얽힌 새끼 향유고래(사진 아래쪽).

어미 향유고래가 새끼를 풀어주려다가 실패하자, 죽는 순간까지 새끼 곁을 지켰다.

 

[노트펫] 이탈리아에서 어미 향유고래가 낚시 그물에 걸린 새끼를 구하려다가 함께 숨지는 비극이 벌어졌다고 영국 스카이 뉴스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환경보호단체 ‘마레비보(Marevivo)’는 이날 홈페이지에서 이탈리아 해군 해안경비대가 이탈리아 서쪽 티레니아 해(海) 팔마롤라 섬에서 8마일(약 12.8㎞) 정도 떨어진 바다에서 표류하던 6m 길이의 어미 향유고래와 어망에 걸린 향유고래 새끼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새끼 향유고래가 2m 길이의 어망에 걸리자, 어미가 새끼를 그물에서 빼내려고 애쓰다가 결국 구하지 못하고 함께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됐다. 새끼 향유고래는 그물에 꽁꽁 묶여있었고, 어미 향유고래의 입에서 그물 조각이 발견됐다. 향유고래 모자는 숨진 채 바다에 반쯤 떠서 표류하고 있었다.

 

마레비보의 로살바 쥬니 회장은 “이 두 거대한 바다동물의 죽음은 우리 자연유산의 손실이지만, 벌어진 일을 아는 것이 우리의 잘못을 심지어 더 비극적으로 만들었다”고 애도했다.

 

쥬니 회장은 “우리의 행동을 바꾸는 것으로 충분치 않고, 우리는 우리의 믿음들을 바꿀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환경을 해칠 때, 우리 스스로를 해치는 것이라고 느끼고 이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카이 뉴스는 지난 3월 사르데냐 바다에서 8m 길이의 향유고래가 숨진 사고에 이어 벌어진 비극적인 죽음이라고 전했다. 3개월 전 그 임신한 향유고래의 뱃속에서 자그마치 22㎏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와서 충격을 줬다.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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