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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만 실천하면 문제견 없다"

박종화 FCI 국제심사위원 인터뷰

 

"개는 개같이 길러라. 가족과 서열은 우선 정해라. 가르침은 야단이 아니라 칭찬이다. 이 세 가지만 제대로 실천하면 세상에 문제견은 없습니다."

 

우리나라 훈련계의 대부이자 산증인이라 불리는 박종화(68) 한국애견연맹(KKF) 이사의 훈련 원칙은 간단하고 단호했다. 그는 세계애견연맹(FCI) 전견종 국제심사위원, 아시아애견연맹(AKU) 전견종 국제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일한 한국인이다. 

  

업계 경력만 50년 가까이 된다. 동물과사람의 기술고문으로 활동하면서 반려동물 문화 정착에도 기여하고 있다.  

 

노트펫은 지난 31일 동물과사람이 주최한 문제견 행동 세미나에서 박 위원을 만나 올바른 개 훈련에 대해 들어 봤다.

 

"요즘 개들은 사람들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가 있어요. 엄마가 주로 기르면 아빠를 무시하고, 아빠가 주로 기르면 엄마를 무시합니다. 딸이 기르면 엄마와 아빠를 무시하죠. 모든 것이 개를 개같이 기르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개는 무리 안에서 서열에 맞춰 사는 동물이다. 개의 서열이 가족의 막내일 때라야 모든 가족 구성원이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다. 그런데 가족 어느 누군가가 유난히 개를 이뻐하면서 다른 가족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는 등 각종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는 것.

 

일례로 남편이 홀로 버는 외벌이 가정을 예로 들어 보자.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 온다. 그러면 아내는 강아지를 품에 꼭안고 남편을 맞이한다. 그런데 남편이 귀엽다고 만지려 드는 순간 개는 남편을 물려 든다. 애들이 들어 왔을 때도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진다.

 

왜 그럴까. 그 개에게 주인은 아내 뿐이며 다른 가족들은 다 자기보다 서열이 낮은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개는 태생적으로 주인을 지키려 듭니다. 주인이 나를 만져 주고 있는데 누가 오면 그것은 자기 영역을 침범하려 드는 것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고 무는 행동이 나오게 되는 것이죠."

 

만일 가족 중에 누군가를 물려고 든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서열의 재정립이다. 서열의 재정립은 바로 '내려 놓기'부터 시작한다. 언제부터인지 다른 사람이 오거나 하면 사람들은 개가 짖지 않도록 바로 안아주고 있는 자신을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안아주는 행동이 개를 더 흥분시킨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자기 영역을 침범하려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제발 안아주지 마세요. 안아주면 안아준 사람만 자기보다 서열이 높고 다른 사람들은 서열이 낮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외출할 때 백사람이면 백사람 모두 개를 안고 나옵니다. 이것은 개더러 다른 이들을 물라고 조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집안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짖으려 든다면 하우스(이동장)에 가둬 두고 무시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법이라는게 박 위원의 설명이다. 그리고 다른 가족이나 손님들이 개보다 서열이 더 높음을 알려주면 된다. 단호하게 눈을 마주치면서 '안돼!' '기다려!'라는 명령어을 활용하면 된다.

 

동물과사람이 지난 31일 하남센터에서 문제견 세미나를 개최했다.

 

밖에서라면 목줄을 활용하면 된다. 개는 목줄에 매여 있을 경우 목줄을 쥔 사람이 자기보다 높다고 인식한다고 한다. 역시 이때도 '안돼!' '기다려!' 라는 두 마디는 아주 훌륭하게 개를 착하게 만들 수 있다. 

 

세번째 '가르침은 야단이 아니라 칭찬이다' 이 원칙은 이런 행동 교정의 마지막에 보상책으로 반드시 주어져야 할 항목이다.

 

"훈련사들이 간식 주머니를 차고 있는 것을 보면 쉽게 생각할 수 있죠. 주머니 냄새를 맡고 자연적으로 따라오게끔 하고, 그래서 따랐다면 스킨십을 하면서 간식을 줍니다. 개는 따라하지 않을 수 없죠."

 

박 위원은 재차 개를 개같이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디 감히 사람이 식사하는데 개가 식탁에 앉아 있나요. 심지어 젓가락으로 주면서 '나 한입, 너 한입'하기도 하죠. 그러면서 버릇이 나쁘다고 말하죠. 개가 문제견이 되는 것은 견주들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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