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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쌤의 수의학 이야기] 이카라는 이카라

[노트펫] 사람 병원과 동물 병원의 차이점 중에 ‘이카라’ 가 있습니다.

 

사람이야 상처가 난 부위를 굳이 핥거나 긁으려고 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동물은 피부에서 자극이 느껴지면 본능적으로 그 부분을 핥거나 긁으려고 하지요.

 

그래서 병원에서 수술을 받거나, 처치를 한 뒤에는 보통 이카라를 하게 됩니다.

 

부르는 사람에 따라 카라, 이카라, 목카라 등 여러 가지 호칭이 있지만 목적은 단 하나, 반려동물이 상처가 난 부위를 건드리지 못하게 하는 겁니다.

 

수술부위나 상처를 핥거나 건드리게 되면, 회복이 늦어지거나 심지어 악화되기도 합니다. 

 

이카라는 물론 정식 명칭이라고 보기 어렵고, 원래는 ‘엘리자베스의 카라’를 뜻하는 'Elizabethan collar'의 줄임말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실 겁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초상화. (Elizabeth I, the Ermine Portrait)

 

사람이 목 주변에 이처럼 거추장스러운 악세서리를 하고 다니던 르네상스 시대 말기에는 이를 러프(Ruff, 주름깃)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나중에 엘리자베스 여왕이 자신의 권위를 강조하기 위해 부채꼴 모양으로 거대한 러프를 착용했고, 이런 스타일의 러프를 ‘퀸 엘리자베스 카라’라고 불렀다고 하지요.

 

이카라를 누가 처음으로 명명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이카라를 처음으로 특허 등록한 사람의 기록은 남아있습니다.

 

1962년 프랭크 L 존슨(Frank L Johnson)이란 사람이 개을 위한 보호장구(Protective devices for dogs) 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특허 출원을 한 것이 최초입니다.

 

특허 출원 당시 제출된 사진들

오늘날의 이카라와 거의 똑같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후로 플라스틱보다 부드러운 재질을 사용하거나, 튜브 형식을 적용하는 등 반려동물에게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덜 불편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한 결과 여러 가지 아이디어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편의성과 경제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여전히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이카라가 가장 선호되고 있습니다.

 

이카라를 처음으로 접하는 동물은 대부분 목에 매인 이상한 기구를 불편해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카라를 하지 않으면 상처가 악화될 수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처음으로 이카라를 하게 될 때 간식과 같은 보상과 함께 칭찬을 해 주셔서 좋은 인상을 심어준다면, 나중에도 잘 적응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물론, 제일 좋은 것은 아프거나 다치지 않는 것이겠지만요.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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