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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의 심쿵심쿵] 눈속에 스멀스멀..안충(eye worm)

 

등산복 차림의 보호자가 슈나우저 한 마리와 함께 내원했다. 깜순이라는 이름의 슈나우저는 보호자와 등산을 즐겨 하는데 얼마 전부터 눈물과 눈곱이 많아졌다고 했다. 최근에 산에 송화가루가 많이 날려 눈에 자극을 준 건지 아니면 병이라도 생긴 것인지 걱정이 되어 산에 오르기 전 병원에 들른 것이다.

 

신체검사를 해보니 눈의 흰자에 해당되는 결막 부분이 조금 충혈되어 있었고 점액질 같은 눈곱이 낀 상태였다. 결막염인가보다 생각하려던 찰나 각막 위에 물결치는 듯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안충이었다.

 

안충(eye worm)은 말 그대로 눈에 사는 기생충이다. 정확한 학명은 동양안충(Thelazia callipaeda)이며 개, 고양이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감염되는 기생충이다. 결막낭, 특히 제3안검아래에 기생하면서 결막염, 과도한 눈물 분비 심한 경우 각막 궤양 등을 을 일으킨다.

 

안충은 초파리에 의해 전파된다. 초파리가 안충의 유충을 먹게 되면 이 유충이 초파리의 몸 속에서 약 한 달간 다음 단계로 성장하게 된다. 이후 초파리가 동물의 눈 주변에 앉아있을 때 입을 통해 나온 후 동물의 눈 속으로 이동하게 된다. 결막, 제3안검 등 눈꺼풀로 덮여 있는 부위에서 기생하며 한달 정도 후에는 성충으로 자라게 된다.

 

초기 감염 상태에서는 유충의 크기가 작아 보이지 않고 증상도 없다가 성충이 되면 약 1cm 정도의 크기가 되어 눈에 통증과 이물감, 눈곱 등의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성충의 숫자가 너무 많아 결막 안의 공간이 협소한 경우 밖으로 밀려 나오게 되면 보호자에게 발견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단순 눈병으로 생각하고 병원에 왔다가 눈 검사 과정에서 발견되어 보호자들을 경악시킨다.

 

치료는 우선 성충을 제거 하는 것으로 예민한 부분이고 세심한 조작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볍게 진정 또는 마취가 필요하다. 성충을 제거하고 나서는 눈의 염증 치료를 위해 안약을 점안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 한 달에 한번 예방약을 바르거나 먹으면 90-95% 정도의 효과가 있다.

 

동네 뒷산에 오를 때도 고어텍스 등산복, 등산화, 스틱 등 온갖 준비를 다 하는 우리 국민의 아웃도어 제품 사랑은 이미 유명하다. 같이 산에 오르는 반려견에게도 기생충 예방이라는 아웃도어 준비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김진희의 심쿵심쿵'이 우리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데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칼럼을 진행하는 김진희 수의사는 2007년부터 임상수의사로서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어린 반려동물 진료 분야의 베테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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