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낯선 고양이가 가정집에 침입했다는 제보가 23일 노트펫에 들어왔다.
고양이는 무단침입한 것도 모자라 잘 널어놓은 빨래를 바닥에 던져놓고는, 자리까지 떡하니 잡은 채 여유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님, 누구신데 빨래를 바닥에 던지고 누워 계세요?" |
더욱 가관인 것은 "뭐 어쩔거냐"는 식의 뻔뻔스러운 태도라는데.
고양이에게 집을 침범당한 국부 씨는 "밖에서 뭐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길래 나가봤더니, 쟤가 다른 빨래를 바닥에 버리고 건조대 매트에 앉아있었다"며 "도망도 안 가고 불만 있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어, 분명 우리 집인데 내가 뭔가 잘못한 기분이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닝겐, 혼자 있고 싶으니 방해하지 말고 나가주게!" |
이어 "특히 자꾸 누구시냐고 묻는데 표정이 계속…… 더 물어보면 때릴까 봐 참았다"며 "엄연히 모르는 분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고양이는 저 상태로 한참이나 더 여유를 즐기다 국부 씨의 반려견인 '유'의 밥까지 뺏어 먹은 후 유유히 자리를 떴다는데.
국부 씨는 "사실 저 뻔뻔함은 3대째 이어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며 "키우는 건 아니지만 3대째 우리 집을 자기들 집처럼 여기는 애들이 있다"고 길고양이들과의 특별한 묘연을 소개했다.
"어서 와~ 이런 냥아치는 처음이지?" |
약 1년 전 겨울, 어떻게 들어온 건지 길고양이 한 마리가 안방에 떡하니 앉아있던 걸 발견한 국부 씨.
당황스러웠지만 평소 동물을 좋아했던 국부 씨는, 날이 오죽 추우면 낯선 집에 들어왔을까 싶은 안타까운 마음에 고양이가 충분히 몸을 녹이고 나갈 수 있게 내버려 뒀다.
아무 데나 앉지 않는 1대 무단침입 냥이의 뻔뻔한 자태 |
마음 착한 집사는 알아보는 걸까. 고양이는 그 이후로 종종 국부 씨네 집에 들르기 시작했고, 어느새 3대째 자연스레 무단침입을 이어오고 있다.
물론 모두가 고양이들을 환영하는 건 아니다.
벼를 말리는 집 앞 돗자리에 대소변을 보는 탓에 국부 씨의 할머니는 고양이들의 방문을 탐탁지 않게 여기신다고. 그래도 종종 밥은 챙겨 먹이고 쫓아내시는 츤데레의 면모를 보여주신단다.
사실 고양이들의 방문을 가장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건 집안의 막내인 포메라니안 '유'다.
"난 ㄱr끔 ㅅr료를 뺏긴ㄷr…… " |
1살 유가 감당하기에는 머릿수로도 포스로도 밀리는 탓에 눈앞에서 밥을 뺏겨도 속수무책이다. 애꿎은 국부 씨를 향해 짖어보는 게 할 수 있는 전부라는데.
이쯤 되면 간택이라 여기고 키워보라는 사람들의 얘기에 고민도 했다는 국부 씨.
하지만 "이불 위에 올라가 있을 때 정중히 밖으로 모시려고 다가갔다 엄청 맞아서 내가 쫓겨나기도 했다"며 "다가가면 자꾸 때려서 주인님으로는 도저히 못 모시겠다"고 말했다.
빨래 집어 던진 2대 무단침입 냥이의 뽀시래기 시절 |
멋대로 집에는 들어와 놓고 가까이 다가오는 건 허락하지 않겠다는 뻔뻔한 태도가 어이없긴 하지만, 국부 씨는 앞으로도 녀석들을 쫓아낼 생각은 없어 보였다.
녹록지 않은 길생활을 하는 녀석들에게 가끔 쉬어갈 수 있는 보금자리가 있다는 건 상상 이상의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점점 차가워지는 바람에도 녀석들의 마음이 따뜻할 수 있는 건,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맘씨 좋은 집사가 있어서가 아닐까.
"길친구들, 힘들 땐 언제든 쉬었다 가개!" |
회원 댓글 2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