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을 물고 오는 셰퍼드 유기견 |
[노트펫] 밥시간에 알아서 밥그릇을 물고 오는 댕댕이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게 하고 몹시나 사랑스럽다. 하지만 그것은 주인의 보살핌을 받고 있을 때의 이야기 같다.
보호소에서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강아지가 인기척이 들릴 때마다 밥그릇을 물고 꼬리를 흔드는 모습이 짠하게 하고 있다.
지난달 2일 전라북도 김제시 전북말산업복합센터에 셰퍼드나 마리노이즈, 혹은 두 견종의 피가 섞인 믹스견으로 보이는 중형견이 들어왔다. 전북말산업복합센터는 동물보호소를 겸하고 있다.
어느 순간 나타나 동네를 떠돌고 있는 녀석을 주민들이 발견하면서 보호소로 오게 됐다는데.
수컷으로서 몸무게 25~30kg에 탄탄한 몸을 갖고 있었다. 나이는 5살에서 6살 사이로 추정됐는데 인식표는 물론 내장칩도 하지 않아 주인을 알 수 없었다.
사람을 무척이나 잘 따른다. |
성격이 무척 온순한 데다 물을 너무 좋아해서 먹는 물에 발을 담그고 물장난까지 치는 천진난만함을 지닌 귀염둥이기도 했다.
셰퍼드나 마리노이즈가 그 빼어난 능력 때문에 군견이나 경찰견, 경비견으로 살아가는 녀석들이 많은 것을 감안할 때 다행스런 일이었다. 혹시나 몰라서였는지 양쪽 송곳니도 잘려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녀석의 다소 의아한 행동이 눈에 띄었다.
멀리서 봤을 때 분명 개집 옆에 다소곳이 앉은 채였는데 다가가기만 하면 근처에 있던 밥그릇을 물고 와서는 머리와 꼬리를 흔들어 대는 것이었다.
밥그릇이 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사람 앞에 나설 땐 밥그릇을 무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 사람이 만져주고 나서야 밥그릇을 바닥에 내려 놨다.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는 동물보호단체 동행세상 엄지영 대표는 "최근 들어 갑자기 생긴 버릇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도 밥그릇을 물고 있으면 예쁨을 받는다는 기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런 사례는 미국의 보호소에서도 있었다. 지난 4월 미국 동물전문매체 더도도는 테네시 주의 한 동물보호소에 있으면서 밥그릇을 무는 행동으로 주목받았던 유기견을 소개했다.
올리버라는 이름으로 불린 이 녀석은 매우 영리했고, 간식을 좋아했으며, 말을 잘 들으면 칭찬을 받는 것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올리버는 가는 곳마다 자신을 밥그릇을 물고 다녔다.
밥그릇을 물면 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누군가 가르쳤거나 혹은 밥그릇이 없으면 밥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밥그릇을 물고 다니는 것으로 추정됐다.
올리버의 이런 행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졌고, 새로운 주인도 찾을 수 있게 됐다. 새주인과 함께 보호소를 떠날 때에도 밥그릇은 빼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밥그릇을 꼭 지키는 녀석. |
올리버는 새주인을 만났지만 김제에 있는 이 녀석의 견생역전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보호소 공고기간이 끝난 가운데 여전히 주인을 찾고 있다는 소식이다.
엄 대표는 "멋진 모습 때문에라도 분명 주인이 있을꺼라 생각했지만 이 녀석은 아직 보호소에 있다"며 "관리를 받으면 지금보다 더 멋진 아이가 될 수 있는 이 녀석에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입양문의: 010-9109-4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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