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가족들 중 누군가가 아프다는 소리만 들어도 우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을 느낀다. 그게 사람이든 동물이든 말이다.
간혹 병이나 나이 때문에 어딘가를 함께 가지 못하고, 어떤 것을 함께 먹지 못하는 상황들도 생기기 마련인데. 그럴 때면 과거에 좀 더 잘 할 걸이라는 생각으로 인해 마음이 미어지곤 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심장병으로 인해 미용을 거부당한 반려견을 위해 직접 가위를 든 주인의 사연이 올라왔다.
"안녕하세요! 마일이에요~ 10살이지만 엄청 동안이죠?" |
사진 속 강아지는 10살 마일이.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일찍 심장병이 왔다고 한다.
올해 봄 보호자 정환 씨는 덥수룩해진 마일이를 미용시켜주기 위해 애견미용실에 들렀으나 거절 당했다.
나이가 많고 심장병이 있어 가위 컷을 하는 2~3시간을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자칫 잘못하면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어 주치의 선생님도 말렸다고.
"지금 엄마가 미용해주고 있어요. 가끔 숨이 찰 때가 있지만 엄마 덕분에 쉬엄쉬엄 잘 받고 있답니다!" |
하지만 미용을 아예 안하고 살 수도 없는 노릇. 정환 씨 부부는 고민을 하다가 아내가 직접 가위를 들기로 했다. 전문가의 손길이 아니라 다소 삐뚤빼뚤해 보일 순 있지만 마일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생각해 내린 결정이었다.
마일이가 힘들어할 때마다 쉬면서 진행을 했기에 시간은 보다 오래 걸렸지만 사진 속 모습처럼 훨씬 편해 보였다고 정환 씨는 말했다.
사실 마일이는 어릴 때부터 정환 씨 가족과 함께 살았던 것은 아니다.
"마일이는 가족들이랑 함께 있는 게 너무 좋아요. 맨날 같이 놀고 싶어요." |
정환 씨의 지인에게 사정이 생겨 한 달 동안 대신 봐주게 됐는데 집으로 돌아간 뒤 마일이에게 우울증이 생겼다고 한다.
"저희 집은 정원도 있고 3대가 함께 살고 있거든요. 아파트에서 지인과 단둘이 살던 마일이에게는 아마 신세계였을 거예요"라고 정환 씨는 설명했다.
우울증에 걸린 마일이가 걱정됐던 지인은 결국 정환 씨에게 키워줄 수 있느냐고 물어봤고 이렇게 마일이는 5살 때부터 정환 씨 가족과 함께 살게 됐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미소를 지으며 살고 있단다.
"아빠 품은 엄청 포근해서 안기면 바로 잠든 답니.. 쿨쿨.." |
정환 씨가 운영하고 있는 매장으로 종종 출근을 한다는 마일이는 정환 씨의 품에 안겨 있는 것을 가장 좋아하고 조금만 안고 있어도 바로 잠이 든다고 한다.
정환 씨는 마일이를 향한 무한한 애정을 보여주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아래는 정환 씨가 마일이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마일이는 지금 너무 행복해요! 앞으로도 가족들이랑 오래오래 함께 하고 싶어요~" |
"마일아. 아빠는 네가 아픈 게 너무 속상해. 나중에 네가 먼저 무지개다리를 건너 그곳에서 아빠를 찾으면 어떡할까 걱정도 되고 말이야. 만약 그렇게 된다면 외로워도 조금만 기다려줘. 아빠가 널 찾으러 갈 테니까. 혹 아빠가 길을 못 찾고 헤매고 있다면 네가 마중 나와야 한다.
그 땐 너도 아프지 않을 테니까 함께 바람과 구름을 쫓아다니면서 가고 싶은 곳도 다 다니고 그러자. 그 전까지는 오래오래 아빠 옆에 있어야 한다. 아빠가 주는 약 거부하지 말고 잘 먹고. 아빠는 널 만나서 무지무지 행복해. 너도 그렇지? 사랑한다. 우리 마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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