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컨텐츠 바로가기
뉴스 > 문화

루나 “유기견 출신 반려견, 제 삶의 질 올려줬어요”

 

 

[노트펫] 루나가 연예계에서 특히 동물에게 관심이 많고 애정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반려동물이 몇 마리인지 묻자 “13마리예요”라는 대답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각자의 사정으로 인연을 맺게 된 아이들로 지금은 9마리가 부모님 댁에서, 4마리가 루나의 집에서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이날은 루나만 쳐다보고 졸졸 따라다니는 껌딱지 아기 강아지 닥스훈트 릴리가 촬영에 함께했다.

 

◇ 루나에게 온 인연들

 

루나의 품에서 이제 사랑받는 반려동물로 살고 있는 아이들은 그 전에는 각각 유기되었거나 사고 후 구조되는 등 각각의 사연을 품고 있었다. 그중 집에서 함께 살고 있는 4마리와의 첫 만남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했다.

 

 

 

첫째 밥이는 강아지 농장에서 왔다. 티컵 강아지라고 해서 작게 팔기 위해 밥을 너무 굶긴 탓에, 처음 봤을 때 정말 작고 마른 상태였다고 한다. 그 탓인지 입양 후에도 밥그릇에서 먹고 자고 할 정도로 밥을 너무 좋아해서, 원 없이 잘 먹고 살라고 이름을 밥이라고 지었단다.

 

둘째 아티 역시 봉사활동을 갔다가 인근에 있는 강아지 농장에서 데려오게 된 닥스훈트다. 환경이 열악했던 탓에 집에 온 지 하루 만에 파보장염이 걸렸지만 다행히 무사히 살아났다.

 

셋째 버터는 유기묘 출신의 고양이인데, 거의 죽은 것처럼 보이는 상태일 때 엄마가 발견해 데려온 아이라고. 부모님 댁에는 대형견이 많아 루나의 집으로 와 지내게 되었다.

 

그리고 막내로 가장 최근에 오게 된 아이가 바로 닥스훈트 릴리. 릴리라는 이름은 백합의 꽃말인 ‘영원한 사랑’에서 착안해 영원히 사랑받으라는 뜻으로 지었다. 릴리는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 상태로 길에 버려진 엄마에게서 태어났는데, 어릴 때 입양을 갔다가 일주일 만에 파양 당한 뒤 루나를 만났다고 한다.

 

“릴리는 처음 집에 왔을 때 동물과는 잘 지내면서도 사람은 무서워했어요. 제가 조금만 서서 걸어도 커다랗게 느껴지는지 피하고 울더라고요. 그래서 한 일주일 정도는 잠도 못 자고 거의 엎드려서 지켜보고, 뭘 좋아하는지도 먹여 보고, 매일 산책을 두 시간씩 시켰어요. 계속 붙어서 교감하다 보니 금방 가까워진 것 같아요.”

 

◇ 유기견을 키우게 된 이유

 

사실 동물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로서는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것이 언뜻 어렵게 느껴지거나, 잘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루나가 유기견에 관심을 갖고 실제로 입양하여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게 된 데에는 부모님의 영향도 컸다.

 

 

 

“저희 부모님이 어릴 때부터 유기견 봉사를 포함해서 다양한 봉사 활동을 많이 하셨거든요. 그런 걸 보면서 약자에게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동물을 돌보다 보면 결국 모든 사람에게 베푸는 사람이 될 수 있겠구나 하고 느꼈고, 오히려 약한 동물들에게 배우게 되는 것도 많았어요.”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어 봉사활동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도 루나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활동할 때도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꼭 봉사를 하러 간다. 그러면서 그녀는 “봉사는 시간이 있을 때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사실 어릴 땐 마당 있는 집에서 살면서 항상 동물을 키웠어요. 그런데 그때 제가 장난기가 많아서 동물들을 많이 괴롭혔대요. 그래서 그걸 갚아야겠다는 마음도 있어요(웃음). 보호소를 가면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고 해도 사료나 간식을 풍족하게 먹을 수도 없고, 활동량 많은 아이들이 산책을 할 수도 없어요. 특히 노령견들의 경우에는 오랫동안 집에서 살다가 버려진 케이스가 많으니까 더 안타깝죠. 그런 아이들은 입양도 어렵고, 병원비가 많이 드니까 임시보호처를 찾기도 어렵거든요.”

 

한없이 사람에게 사랑을 주는 동물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채 버려지는 것을 보면 늘 마음이 아프다. 약한 동물들을 보호하고 사랑해주는 마음이 모이면 상처받는 존재들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루나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이다.

 

◇ 내 삶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반려동물과 함께 살면서 달라진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뜻밖에도 생활 습관이다. 연예인의 직업 특성상 생활 리듬이 불규칙할 때가 많은데,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의도치 않게 생활이 규칙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단다.

 

 

 

“일정한 시간에 밥을 주고 산책을 시키고 하다 보니까 저도 덩달아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생겼어요. 이를테면 밤 11시쯤 되면 애들이 다 자니까 저도 같이 자야 해요. 만약 12시를 넘기면 그때부터는 ‘오늘은 밤새 노는 날인가 봐!’ 하면서 아무도 안 자거든요(웃음). 그런데 그렇게 규칙적으로 생활하다 보니 삶의 질이 향상된 느낌이에요. 같이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는 것 같아서 정말 신기해요.”

 

강아지들은 이갈이를 하고 고양이는 스크래치를 하니 집안 가구나 소품도 동물들 위주로 맞춰져 있다. 아이들이 먹을 만한 걸 함부로 바닥에 내려놓으면 안 되기 때문에 얼떨결에 집은 항상 깔끔한 상태로 유지되는 중이다.

 

“그리고 저는 원래 성격이 급하기도 하고, 항상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예민하기도 한 편인데 동물을 만나면서 많이 유해졌어요. 이해심이 많아지고,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고 할까요.”

 

물론 동물을 키우는 데에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건 그만큼 어렵고 힘든 일도 함께 따라오는 것이기 때문에, 주변에 동물을 키우라고 무조건 권장하지는 않는 편이라고. 루나는 많은 유기견들이 가족이 되는 과정을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조언을 전했다.

 

“내가 책임질 수 없는 시기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거기까지 충분히 생각해서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닥쳤을 때 파양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파양을 하면 차라리 다행이고 길에 버려지기도 하니까……. 유기견은 각자 트라우마를 겪은 아이들도 있기 때문에 이 친구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여러 번 미리 접해 보고, 나랑 살아도 내가 잘 케어할 수 있을지 신중하게 결정하면 좋을 것 같아요. 한 보호소로 꾸준히 봉사활동을 가서 그 아이의 성격을 얼마간 지켜보는 것도 좋고요.”

 

◇ 우리가 소통하는 방법

 

루나는 반려동물을 지그시 지켜보거나 함께 활동하면서 서로의 성격과 취향에 대해 조금씩 더 자세히 알아간다. 반려동물과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해 그녀는 일부러 시간과 정성을 들이려고 한단다.

 

 

 

“처음 동물을 키울 때는 저도 아이들에게 어떻게 맞춰가야 하는지 잘 몰랐어요. 그런데 함께 살다 보니 점점 애들에게 맞추면서 키도 낮춰보고, 음식도 같이 먹고 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게 돼요. 산책할 때 아티는 잔디보다 딱딱한 도로를 더 좋아하고, 릴리는 유난히 과일을 좋아하는 것처럼 아이들이 좋을 때 어떤 표현을 하는지 계속 관찰하는 거죠.”

 

좋아하는 걸 찾아내고 싫어하는 걸 줄이고, 싫어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들은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준다. 그게 루나가 반려동물과 살아가고 소통하는 방식이다.

 

“저희 아직도 한 번도 같이 못해본 게 있어요. 이번에 제가 운전면허를 땄거든요. 이제 조금 익숙해져서, 아이들을 데리고 바닷가나 반려동물 수영장에 가보고 싶어요.”

 

바쁘게 일하는 와중에도 루나는 올 여름 계획이 있다며 설레는 얼굴이었다. 서로를 만나기 전의 과거보다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함께하느냐가 더 중요한 그들이기에 루나와 동물 가족들은 아마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행복해질 것 같다. 

 

 

 

박은지 객원기자sogon_about@naver.com

 
목록

회원 댓글 0건

  • 비글
  • 불테리어
  • 오렌지냥이
  • 프렌치불독
코멘트 작성
댓글 작성은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욕설 및 악플은 사전동의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스티커댓글

[0/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