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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비언니의 애견미용일기] 개 맡기고 연락두절됐을때의 대처법

[노트펫] 얼마 전 정말 심심하던 차에 찾아온 호텔링은 참 반가웠다.

 

그 손님은 새벽에 왔다. 신규는 거의 받지 않아서 호텔링 계약서를 찾느라 헤맸다. 그런데 개는 몹시 짖고 사나웠다. 정신이 쏘옥 빠진 채 계산을 하고, 개를 받고 손님은 돌아갔다.

 

개를 찾아가기로 한 날이 됐다. 오지 않았다. 분명히 전화 신호는 가는데 받질 않았다. 반나절이 지난 뒤부터는 아예 휴대폰이 꺼져 있었다. 수십차례 했는데도 계속 꺼져있고,다음날 아침에도 꺼져 있었다.

 

유기 가능성이 농후했다.

 

우리 가게는 단골위주라 그동안 호텔링이나 미용을 맡기고 견주가 연락두절되는 경우가 드물다. 위치도 정말 골목 깊숙한 곳 언덕배기에 가게 홍보도 전혀 하지 않아서 방심하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

 

 

이런 건은 속전속결로 해결해야 한다.

 

문자를 보냈다. 올때부터 지금까지 짖어서 걱정했는데 어제부터 토하고 피똥을 싼다고 보냈다. 물론 거짓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보내자 그 견주가 바로 달려 왔다. 씩씩거리면서. 치료비를 다 물어내야 분이 풀릴 것이라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며칠동안 짖어대고 사나운 것에 대한 미안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그걸 미리 알려주지도 않았다. 앞뒤 싹다 자르고, 무조건 책임을 물리려고만 들었다.

 

"피똥 싸고 토하는 거 거짓말입니다." 이렇게 말했다.

 

마침 강아지가 견주를 보고 반가워하더니 갑자기 똥을 싸서 증명도 됐다. 그렇게 이틀치 호텔링 비용을 내고, 다시 기간을 연장하면서 그 견주가 말했다.

 

사정이 있어 다른 데 보내려고 알아보는 중이며, 안락사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안락사를 언급하면서 어디 보내도 적응하기 힘들어서 파양될 것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내가 보기에도 지나치게 짖고, 흥분하고, 게다가 물기까지 했다. 나도 간식을 주다가 두 번 물렸다. 잽싸게 피하긴 했는데 얼마나 갑작스러웠는지 목이 뻐근할 정도였다. 이 녀석은 행동을 예측할 수 없는 정도였다.

 

다행히 견주는 엄청 착한 사람이었다. 이해한다. 그 정도 짖고, 사나우면 무서울 것이다.

 

견주를 물거나 공격하는 개도 많다. 아주 작은 개인데도 간식을 주려고 하다가도 물리고, 견주가 감당이 안되는 개들이 있다.

 

다행히 이 녀석은 며칠 더 데리고 있으니 좀 얌전해진 상태다. 짖으면 쳐다봐주고, 꼬리치면 안아주고, 똥오줌 바로바로 치워주니 좋아했다.

의외로 깔끔해서 똥오줌 누면 치우라고 짖는 녀석이었다. 오랜 시간 혼자 있다보니 예민해진 케이스였다.

 

젊고 혼자 사는 분들 중에는 밤에 들어가면 꼬리치며 반겨줄 존재가 필요해서 강아지와 고양이를 입양하는 경우가 있다. 퇴근하고 집에 가서 자기 바쁘고 일어나면 출근하기 바쁜데도 말이다. 

 

이런 분들은 절대로 개를 키우면 안된다. 개는 혼자서 똥치우고 오줌치우고 밥을 차려 먹을 수 없는 존재다.

 

물지만 않아도 이 녀석의 무료분양을 알아봐줄텐데 참 난감했다.

 

예전에도 이런 비슷한 개 호텔링 맡긴후 연락두절된 적이 있었다. 석 달 데리고 있으면서 약간 순화된 후 다른 집에 보낸 적이 있다.

 

이 견주 사정도 딱하고, 젊은 사람인데 다음에도 연락 안 받으면 데리고 있으면서 성격교정한 뒤 좋은 주인 찾아줘야겠다.

 

나이가 많거나 장애가 있으면 절대 안된다. 하지만 다행히 이 녀석은 나이도 어리고 엄청 예쁘다.

 

금비언니(inkso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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