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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간 캉스독스] 강아지 15살은 기본, 이제는 노견 시대

[노트펫] 필자가 어린 시절을 보낸 1960~70년대만 해도 환갑은 가까운 친척들과 이웃들이 모여 축하해주는 자리였다. 환갑잔치가 열리는 날이면 그날은 즐거운 동네잔치였다. 어른부터 꼬마까지 안 모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생신을 맞는 어른을 축하해 주었다.

 

지금은 만 60세라는 나이가 많은 나이가 결코 아니다. 당연히 사회나 국가에서도 그 나이를 노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시는 달랐다. 그 나이는 당연히 어르신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나이였다.

요즘은 환갑은 물론 칠순 잔치도 잘 하지 않는 세태가 되었다. 평균 수명 80세를 넘어선 현실을 감안하면 아직 활동할 날이 창창하기 때문이다. 만약 인간이 건강하게 오래살 수만 있다면 이는 가장 큰 축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득의 증대와 보건의료 수준의 개선으로 만들어진 수명 연장은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과거에 비해 개들은 눈에 띄게 오래 살고 있다.

 

한국에 있을 때 아파트 단지를 산책하면 열 살을 가뿐히 넘긴 개들이 많았다. 13살 요크셔 테리어, 16살 치와와, 15살 시추 등 개와 주인을 모두 아는 것만도 제법 있었다. 물론 영양 잡힌 식사와 적절한 의료 서비스 덕분에 21세기 대한민국 개들은 오래살고 있다.

 

미국에서 만난 치와와. 이 개도 나이가 열 살이 넘었다. 좋은 주인을 만나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2017년 9월 촬영

 

얼마 전 한 이웃은 남의 집 개가 자신의 마당에 대변을 보려하자, 그 개를 내쫓았다. 그 문제의 개는 주인이 수시로 밖에 풀어 놓아서 아무데나 대소변을 해결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주민들이 좋아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 개는 나이가 많은 연로한 개다. 정확한 나이는 잘 모르겠지만, 행동도 느리고, 움직임도 둔한 것을 보면 족히 열 살은 넘어 보인다. 노견은 대변을 보지 못하게 하는 사람에 대한 항의로 “끄응”하는 중저음의 신음을 몇 번 내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다시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비단 그 개뿐만 아니라 미국 마을 곳곳에는 노견들이 많다. 그래서 노견과 관련한 마케팅도 활발하게 펼쳐진다. 노견에 적합한 사료, 노견에 적합한 의료 서비스 같은 광고는 물론 안락사와 관련된 광고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안락사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분명히 있다. 양쪽의 논리가 모두 설득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어느 쪽이 옳다고 편들기도 어렵다. 이런 문제에 대한 해답은 인간의 영역이 아닌 신의 영역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이 하나 있다. 개들의 수명이 늘어난 것만큼 개들에 대한 책임감도 사람들이 무겁게 느낄 필요가 있다. 과거 개라는 동물이 십년을 살았다면, 이제는 십 오년은 살 수 있다는 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키워야 한다.

 

사랑하는 개와 더 오랜 기간 같이 생활할 수 있다는 즐거움도 있겠지만, 더 오랜 기간 개를 관리하고 돌보는 책임감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미주리에서 캉스독스(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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