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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쌤의 수의학 이야기] 호주의 반려견 사료 스캔들

[노트펫] 수의사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 시리즈에서 거대식도증 (Megaesophagus)에 대해 다룬 적이 있었는데요.

 

 

 

올해 초 호주에서 특정 회사의 특정 브랜드 사료를 급여하는 반려견들 사이에 거대식도증 발병률이 급증세를 보여, 회사측에서는 대책팀을 구성해 해당 제품을 리콜하고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최소한 74마리 이상의 반려견이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며, 해당 회사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제품 환불과 치료비 지원을 약속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거대식도증 자체가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 아니기에 반려견과 보호자 모두가 평생 불편을 안고 살아가야 해서 후유증은 오래 갈 듯 합니다.

 

피해견 중 하나인 타이탄 역시 사진처럼 몸을 세우고 식사를 해야 합니다.

 

게다가 일부 보호자들의 경우 회사로부터 거대식도증에 걸린 반려견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반려견을 구입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는 주장, 이미 지난해 12월에 해당 사료를 섭취한 빅토리아주 경찰견들 사이에서 9건의 거대식도증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를 강행하다가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도 있어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외국에서도 종종 특정 사료브랜드로 인해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피해가 발생함에도, (사료와 특정 질병 사이의 상관관계는 분명히 의심되지만) 과학적인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려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주의 반려견 보호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반려동물 사료산업에 대한 제도적인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사건은 불과 2년전 특정 국내 사료브랜드를 섭취한 반려견들 사이에 혈변, 구토, 탈수, 폐사에 이르는 피해 의혹이 잇따르자 자발적 리콜과 자체 피해보상이 이뤄졌던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사료관리법 등 관련법률에 의해 동물용 사료의 생산과 유통이 관리되고 있으나, 제도 자체는 축산용 사료에 대한 규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료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제조물책임법 등에 의해 생산자에게 배상책임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아지는 법률상 물건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오랜 법률적 다툼 끝에 낮은 수준의 배상책임만 지고 사건이 종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령 많은 배상을 받을 수 있다 하더라도, 평생 후유증을 안고 살아야 하는 고통은 반려동물에게나 보호자에게나 돈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겠지요.

 

반려동물을 위해 좋은 것을 먹이겠다는 관심과 투자도 중요하지만,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어떤 제도적인 보호와 수의학적인 연구가 필요할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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