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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원의 미국 야생동물] 미국 하늘 뒤덮었던 여행비둘기의 멸종

여행 비둘기의 이동 모습.

 

[노트펫] 100여 년 전만 해도 북미 대륙에는 하늘을 뒤덮을만한 규모로 집단 비행을 하던 여행비둘기(Passenger Pigeon)라는 새가 있었다.

 

1850~1890년 불과 40년 동안 여행비둘기는 30~50억 정도가 사람들에게 사냥당할 정도로 엄청난 개체수를 자랑했지만, 지금은 단 한 마리도 남아있지 않다. 그렇게 많던 여행비둘기들을 사람들이 모조리 잡아들였기 때문이다.

 

여행비둘기는 사회적인 동물이었다. 그래서 개별적으로 흩어져 살지 않고 큰 무리를 이루며 번식하고 생활했다. 여행비둘기 한 집단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한 무리가 이동하면 그 폭이 1마일(1.609km)에 이르고, 길이는 300마일(482.7km)에 달했을 정도였다. 경부고속도로보다 더 길고, 훨씬 넓은 폭을 가진 여행비둘기 무리가 이동했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무리의 이동에만도 며칠이 소요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멸종된 여행비둘기 박제. 2018년 6월 미국 유타주 브리검영대학교에서 촬영


여행비둘기가 남획당한 가장 큰 이유는 고기를 얻기 위함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여행비둘기를 하늘에서 무한정 제공하는 공짜 고기라고 생각했다. 더구나 이 새들은 서로 모여서 살았기 때문에 사냥하기도 어렵지 않고 쉬웠다. 더구나 여행비둘기 새끼의 고기 맛이 뛰어나서 미식가들은 그 고기를 즐겼다고 한다.

 

너무 많은 여행비둘기를 잡아도 고기 공급자들은 별 다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과잉 공급된 고기는 돼지의 사료로도 사용되었다. 공짜니까 사람이 먹다가 남으면, 가축에게 사료로 주어도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털이나 가죽이 아름다운 동물들은 예로부터 사냥꾼들의 주요 표적이 되었다. 표범, 호랑이, 설표, 수달, 비버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애석하게도 여행비둘기의 깃털은 무척 아름다웠다. 그래서 깃털을 구하기 위해 이 새를 사냥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여행비둘기라는 새가 한국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둘기처럼 움직임이 느리고, 행동이 굼뜬 새는 아니었다. 시속 60마일의 속도로 날 수 있는 제법 날쌘 새였다. 따라서 새 사냥을 즐기는 엽사들에게는 이상적인 사격 연습용 대상 동물이었다.

 

사격 종목 중에 클레이 사격(clay target shooting)이라는 것이 있다. 날아오르는 접시를 산탄총(shotgun)으로 맞춰 잡는 경기인데 그 원형은 다름 아닌 하늘을 나는 여행비둘기를 맞추는 게임이었다. 이 게임은 후일 비둘기의 부족과 윤리적인 문제 등으로 접시를 맞추는 게임으로 변화하게 된다.

 

엄청난 남획은 고갈될 것 같지 않았던 샘을 바닥나게 만들었다. 결국 1914년 지구상 최후의 여행비둘기였던 마르타(Martha)가 29살의 나이로 신시내티 동물원(Cincinnati zoo)에서 죽으면서 이 동물의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마르타의 죽음이 무의미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미국인의 배를 채워준 영원한 샘물이었던 여행비둘기의 멸종은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그 결과 사람들이 자연과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마르타의 죽음 이후 미국 사회에는 야생동물보호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여러 가지 입법 활동과 행정적인 노력이 뒤따르게 되었다. 하지만 그 많던 여행비둘기들이 모두 저 세상으로 사라지고 난 후였다.

 

< 참고 >

이 글은 미국 브리검영대학교 부설 빈 라이프 사이언스 뮤지엄(Bean life science museum)의 자료를 일부 참고하였음을 알려둔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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