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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쌤의 수의학 이야기] 고양이도 사람 만큼이나 모기에 물린다

 

[노트펫] 이제 모기가 강아지와 고양이에게 심장사상충을 옮긴다는 사실 정도는 다들 알고 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상충은 일생의 어느 시기는 모기의 몸 속에서 보내며 성장하고, 또 다른 어느 시기는 동물의 몸 속에서 보내며 번식합니다.

 

사상충의 알이 모기의 몸 속에서 성장하고, 모기가 다른 동물의 피를 빨 때 동물의 혈관 속으로 옮겨가 지내며 하나의 생애주기(Life Cycle)가 완성되는 것이죠.

 

물론 이는 사상충 입장에서야 생애주기의 '완성'이지만, 동물이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기생충에 '전염'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유쾌한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예방약을 사용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심장사상충 성충의 모습. 사진: 한국수의심장학연구회

 

그런데, 위 내용은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내용입니다. 수많은 학자들이 입증한 과학적인 사실이긴 하지만, 의외로 많은 보통 사람들은 '모기가 반려동물의 피를 빤다'는 언급에 갸웃합니다.

 

동물과 함께 지내더라도 실제 모기가 동물의 피를 빠는 것을 생활 속에서 발견하기는 무척 어렵기 때문에, 정말 그런 일이 흔히 일어나는 일인지 직관적으로는 멀게 느껴지는거죠.

 

최근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하나 발표되었습니다. 미국의 한 생태연구소 연구팀에서 전염병의 예측을 위해 모기 감염과 도시민의 생활 양식의 관계를 조사한 것인데요.

 

연구팀은 미국의 한 도시(볼티모어)를 선정한 뒤 주택가격, 교육수준, 평균소득 등 세부조건별로 지역을 구분하고 모기를 채집해 어떤 숙주의 피를 빨았는지 DNA를 분석했습니다.

 

볼티모어 지역에서 2만 5천여 마리를 채집했는데, 그 결과 가장 많이 채집된 모기종은 흰줄숲모기(73%)였고, 이 모기들이 흡혈한 피를 보면 주로 쥐의 피를 흡혈했으며 (72%), 그 다음이 사람(14%), 바로 다음이 놀랍게도 집고양이(12%)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아지는 1%에 그쳤습니다.

 

물론 이 연구는 모기의 흡혈종 분석보다는 사회경제적 조건별로 인간 숙주 비율을 분석하는데 목적이 있지만, 이 데이터로부터 '사람 만큼이나 집고양이도 모기에 많이 물린다'는 결론을 어렵지 않게 도출할 수 있겠지요.

 

연구팀을 이끈 학자 셰넌 러두는 다른 여러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논문에서 "모기들은 선호 종을 찾아서 물기보다는 바로 접근하기 쉬운 숙주를 무는 경향이 있다"고 밝힙니다.

 

그러니 혹시라도 '우리 아이는 집안에만 있어서 심장사상충으로부터 안전할거야'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다시 생각해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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