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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의 심쿵심쿵] 항문낭을 잘 짜주는 방법

깜돌이는 여섯살이 된 푸들로 성격이 까칠해서 빗질, 귀청소, 발톱깎기 같은 기본적인 케어를 하는 데에도 보호자가 상당히 애를 많이 먹는다. 그런 깜돌이가 며칠 전부터 엉덩이 쪽에 자꾸 입을 대고 보호자가 살펴보려고 다가가면 비명을 지르며 피해다닌다는 것이다.   

   

병원에 온 깜돌이는 극도로 예민해져서 몸을 살펴보기는 커녕 손도 못 대게 했다. 겨우 달래 입마개까지 한 후에야 살펴보니 항문 주위가 심하게 부어 올라 있었고 소독을 위해 살짝 건드리자 피고름이 터져 나왔다. 항문낭에 농양이 생긴 것이다.   

   

 

항문낭(anal sac, anal gland)은 개와 고양이를 비롯한 대부분의 육식동물에 있는 기관으로 고유한 냄새가 나는 분비물을 만들어낸다. 항문을 기준으로 4시와 8시 방향에 하나씩 주머니형태로 있으며 작은 관이 항문쪽 점막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밖으로 항문낭액을 분비한다.  

  

항문낭은 사람의 입장에선 생선 썪은 냄새에 견줄 정도로 심한 악취를 풍기는 불필요한 기관이지만 개들에게는 영역표시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사용된다. 특히 개들끼리 만나면 엉덩이쪽 냄새를 맡는 인사를 하는데 바로 이 항문낭의 고유한 냄새를 맡음으로써 상대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다.   

   

항문낭액은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는데 주로 변을 볼때나 흥분한 상태에서 밖으로 분비된다. 하지만 만들어지는 양보다 분출되는 양이 적은 경우, 항문낭액이 굳거나 관이 막힌 경우 항문낭액이 쌓이게 되고 심한경우 항문낭이 터질 수도 있다. 바닥에 스키 타듯이 엉덩이를 밀고 다니거나 항문주위를 심하게 핥는 경우 항문낭이 불편하다는 신호이다.   

   

항문에 인접한 관을 통해 항문낭에 세균이 감염되면 항문낭염이나 농양등이 생길 수도 있다. 항문낭 염증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며 보호자가 꼬리 부분을 만지려고 할 때 예민하게 굴면서 물려고 할 수도 있다.  

  

반복적으로 항문낭 관련 질환이 생기거나 항문낭액 배출이 잘 되지 않는 경우 반려견의 삶의 질을 생각하여 수술적 제거도 고려할 수 있다. 항문낭 제거 술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지만 드물게 변실금 등의 후유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항문낭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항문낭을 짜주는 것이 중요한데 월 2회 정도 항문낭을 짜준다면 질병예방 뿐 아니라 반려견 몸에서 나는 비릿한 냄새도 덜하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항문낭 짜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항문낭 잘 짜는 요령은 오른손 잡이의 경우 먼저 왼손으로 꼬리를 잡고 최대한 앞쪽으로 당겨 항문괄약근 주위에 묻혀 있는 항문낭을 피부 밑으로 노출시키는 것이다.

 

그 상태로 오른손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항문기준으로 4시와 8시 방향에 있는 항문낭 위에 놓고 위로 밀어 올리듯 짜게 되면 항문낭이 분출되게 된다. 이때 얼굴이나 옷 등에 튈 수 있으므로 꼭 휴지 등으로 항문을 가리고 짜도록 한다.  

  

항문낭 짜기가 잘 안된다고해서 여러번 반복하다보면 다시는 반려견의 항문낭을 만져볼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반려견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항문을 꼬집히는 셈이므로 두번 정도 시도해서 잘 되지 않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김진희의 심쿵심쿵'이 우리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데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칼럼을 진행하는 김진희 수의사는 2007년부터 임상수의사로서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어린 반려동물 진료 분야의 베테랑입니다. 현재 경기도 분당에 소재한 '행복이 있는 동물병원' 정자점 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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