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집에 가자마자 개를 껴안아준다. 하룻동안 자신을 기다려준 개에게 사랑과 함께 미안함을 표시한다. 그리고 이건 보호자로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애정 표현을 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보호자가 포옹하면 개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서, 애견인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데일리메일은 지난 26일(현지시간) 개의 81%가 포옹을 불편하게 여겼다는 동물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의 스탠리 코렌 동물심리학 교수가 학술지 ‘사이컬러지 투데이’에 기고한 논문에서 성인과 아이가 개를 껴안고 있는 사진 250장을 대상으로 개의 반응과 감정을 분석했다. 스탠리 코렌 교수는 개 지능지수를 개발한 이로도 유명하다. 

개가 귀를 접거나, 반달눈을 하거나, 눈을 피하기 위해 고개를 돌리거나, 눈을 감거나, 입술을 핥거나, 하품하거나, 한 발을 들어 올리는 행동 등을 스트레스의 지표로 삼았다.

포옹 사진의 81.6%에서 반려견이 불편, 스트레스, 불안 중에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을 표출했다. 사진의 7.6%만 개가 편안한 모습이었다. 10.8%는 중립적이거나 모호했다.

코렌 교수는 “행동심리학자들은 개를 껴안아서 움직이지 못하게 행동을 박탈하는 것이 개의 스트레스를 높일 수 있다고 본다”며 “만약 개의 불안이 커지면 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개는 달리기에 적합한 주금류 동물로, 위협을 받거나 불안한 상황에서 제일 처음 하는 방어행동이 도망치는 것이다. 그런데 포옹을 하면, 방어행동을 할 수 없어 불안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개는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반려견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싶을 때 최선의 방법은 간식이라고 조언했다. 부드럽게 쓰다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영국 배터시 동물쉼터(Battersea Dogs & Cats Home)의 개 행동심리학자 클레어 매튜스는 “당신이 반려동물을 안고 있을 때, 미묘한 스트레스 신호를 놓칠 수 있어 부정적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반려견에게 포옹해주는 것이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가정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이 종종 포옹을 참아낼 뿐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