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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스독스의 동물세상] 말티즈는 양치기개가 아니다

4년 전 있었던 일이다.

 

어느 주말 저녁식사를 마치고, 운동을 겸해서 아파트 단지를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1시간 정도 속보를 하니 온몸이 젖을 정도가 되었다.

 

충분히 운동을 했다고 판단하고, 귀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집 앞에 거의 다 와서 황당한 강아지 한 마리를 만났다.

 

난데없이 새하얀 강아지가 튀어나와서 나와 아내의 발목을 물려고 했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2~3kg 밖에 안 되는 작은 체구의 개였다.

 

아무 이유도 없이 그 작은 개가 우리 부부에게 시비를 걸고 나선 것이다. 

 

그 개는 갑자기 튀어나와서 부부 사이를 계속 빙빙 돌면서 발꿈치 부위를 공격하는 몸짓을 하고 계속 짖어댔다. 어이가 없었다. 

 

그 개는 말티즈(Maltese)였다.

 

양몰이를 하고 있는 보더 콜리, 서울대공원

 

그런데 그 개가 벌이는 행동은 오스트레일리아의 목양견인 오스트레일리언 캐틀독(Australian Cattle Dog)이 양을 몰 때 행동하는 것과 거의 비슷했다.

 

오스트레일리언캐틀독은 양치기 개로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소나 양을 몰고 간다.

 

그런데 자기가 뜻하는 곳으로 가축이 움직이지 않으면 그 가축의 발뒤꿈치를 물어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축들을 몰고 간다.

 

그래서 이렇게 발뒤꿈치를 무는 목양견을 '힐러'(heel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영국의 목양견인 보더 콜리(Border Collie)도 힐러 부류에 속한다.

 

말티즈의 설침이 계속되자 점점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솔직히 그 작은 개가 무서워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개 주인이 빨리 나서서 그 개를 치워줘야 한다. 그게 기본적인 예절이 아닌가?

 

한 발자국만 움직여도 작은 개는 계속 내 발 근처에 와서 물려고 하였다.

 

자칫 본의 아니게 그 개를 밟을 수도 있는 상황이 계속 되었다.

 

개 주인은 직접 와서 개를 데리고 갈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약 30여 미터 지점에서 계속 그 개의 이름만 부르고 있었다.

 

화가 나기 시작했다.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라는 분노가 슬슬 치밀기 시작했다. 

 

'이 정도 참았으면 되었다. 빨리 주인보고 와서 개를 데리고 가라고 고함이라도 질러야겠다.'고 생각을 하였다.

 

바로 그 시점, 드디어 개 주인이 왔다. 개가 부부를 공격한지 거의 5분 정도가 흐른 시점이었다.

 

게으른 개 주인은 "미안합니다."하면서 자신의 개를 잡으려고 하였다.

 

하지만 말티즈는 주인과의 숨바꼭질 시작했다. 우리 부부는 그 개와 주인의 사이에 갇혀서 오도 가도 못했다.

 

아내가 키웠던 말티즈 수컷 탱크

 

말티즈는 뭐가 그리 당당한지 그 와중에도 계속 우리 부부를 주위를 빙빙 돌면서 짖어댔다. 

 

다시 5분여의 소란 끝에 말티즈는 주인에게 붙잡혔다.

 

주인은 우리 부부와 헤어지면서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하고 고개를 숙였다. 정말 황당한 개와 개 주인이었다.

 

주인은 처음부터 목줄을 가져 오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다음에는 목줄을 꼭 가지고 다니세요.”라고 충고를 해주었다.  

 

개를 좋아하는 애견가지만, 이런 상황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자신의 개가 아무리 작아도, 산책을 하려면 분명히 목줄을 하고 외출해야 한다.

 

만에 하나 작은 개가 큰 개에게 물려서 황천길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가들이 아장아장 걸어가다가 그런 작은 개를 만나면 혼비백산하며 놀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가 놀라서 고함을 치거나 비명을 지르면, 개도 놀라서 아이들을 물 수도 있다.

 

따라서 아무리 작은 개라도 외출을 할 때는 반드시 목줄을 하고 다녀야 한다.

 

그래야지 자신의 개에게도 안전하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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