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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스독스의 동물세상] 개의 오줌에 담긴 허장성세

개는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는 방법으로 소변을 즐겨 사용한다. 인간의 입장에서 다소 지저분한 영역표시 방법이다.

 

하지만 개는 사람에 비해 수십 배 이상 후각이 발달하였고, 사람처럼 문자를 사용할 수 없으므로 이는 개라는 동물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합리적인 영역표시 방법일 것이다.
 

공을 물고 온 골든 리트리버 (수컷)

 

특히 영토와 암컷에 대한 소유 욕구가 강한 건강한 수컷의 경우, 자기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여러 군데에 소변을 일부러 찔끔찔끔 흘리고 다닌다. 즉 오줌을 이용한 영역표시를 하는 것이다.

 

물론 어린 수컷 강아지 수컷들의 경우, 암컷에 대한 관심도 자신의 영역에 대한 관심도 거의 없기 때문에 암컷처럼 쪼그리고 소변을 보기도 한다. 말 그대로 생리적 배설 욕구에 충실한 소변을 보는 것이다.
 

암컷의 영역표시법. 골든 리트리버를 그리다가 아메리칸 코커 스파니엘과 비슷해졌다. 어쩌면 두 개의 믹스견이라고 보는 것이 마음 편할 것 같다. 그래도 꼬리는 골든 리트리버와 비슷하다. 참고로 이렇게 굵은 꼬리는 오터 테일(otter tail)이라고 한다.

 

아메리칸 코커 스파니엘 (수컷)

 
수컷들이 다리를 들고 집안 곳곳 아무데나 오줌을 누며 주인들을 귀찮게 하는 것은 보통 생후 6개월이 지나면서 나타난다. 말 그대로 이제 제법 수컷의 성징(性徵)이 나타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실내에서 키우는 개들은 식탁, 의자, 책상 다리 같은 자연 생태계에서 기둥으로 생각되기 쉬운 것에 대해서는 흔적을 자주 남겨 놓는다. 이런 수컷들의 습관을 잘못 길들여 놓으면 십여 년 이상 집안에서 냄새가 나기 마련이다.
 

물구나무서기 자세에서 영역 표시를 하는 수캐의 모습. 최대한 높은 곳에 소변 흔적을 남기기 위한 자세이다.

 
어떤 수컷의 경우, 1시간 정도의 산책에 셀 수 없이 많은 영역표시 행위를 한다. 그렇게 많이 소변을 보면 나중에는 거의 한 두 방울 정도의 작은 양이 나온다.

 

과거 필자가 키우던 요크셔 테리어 수컷 ‘어태치’도 그랬다. 나중에는 영역표시를 하려고 해도 소변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냥 다리만 들다 내리는 경우도 많았다. 마치 다 쓴 치약을 억지로 짜는 소년의 모습과 비슷했다. 2kg도 안 되는 그 조그마한 녀석의 방광에서 얼마나 많은 소변이 생산되겠는가?
 
어떤 수캐들은 최대한 높은 위치에 소변 흔적을 남기기 위해 물구나무서기에 가까운 자세로 소변을 보기도 한다. 그러다가 곧잘 자기 몸에 소변을 묻히기까지 한다.

 

‘어태치’ 그 녀석도 그런 경우가 많아서 산책 시키고 나면 생식기 주변 부위를 물수건으로 꼭 닦아 주곤 했다.

 

이렇게 수캐들이 수고스럽게 높은 위치에 소변 흔적을 남기려는 이유는 수컷이 최대한 자기 덩치를 크게 보이고 싶어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내가 이렇게 당당한 덩치이니 이곳은 내 땅이다. 앞으로 이 동네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장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아파트 가로등에 남겨진 수컷 푸들의 소변 흔적. 이 흔적을 남기기 위해 푸들은 신기에 가까운 물구나무서기 자세를 선보이면서 소변을 보았다.

 
그런데 왜 개는 하필 소변으로 영역표시를 할까? 사람의 경우와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다.

 

사람들은 영역 표시를 벽이나 담에 주로 한다. 과거에는 집주인의 명패를 걸어 두면서 자기의 영역을 표시한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좀 다르다.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현관문 앞에 붙어있는 105호, 205호 등 작은 번호표를 붙이는데 이것도 일종의 영역표시라고 할 수 있다.

 

토이 푸들 (수컷)

 
개의 경우 이렇게 글이나 기호로 자신의 영역을 남겨 놓을 수 없다. 그래서 대신 보존 기한이 긴 즉 냄새가 오래가는 오줌을 자신의 영역, 활동 범위 곳곳에 뿌려둔다.

 

특히 개는 사람보다 후각이 수백 배나 발달하였으므로 다른 개의 오줌 냄새를 맡으면 성별, 나이, 크기 등을 다 알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개의 소변을 이용한 영역표시 방법은 사람의 문자나 기호 못지않게 매우 확실하고도 구체적인 방법이다. 만약 여름철 태풍이 불어 소변 흔적이 지워지면 다시 업데이트 하면 된다.

 

개에게는 종이도 필기구도 필요 없다. 그냥 소변을 본 곳에 가서 그냥 한 번 더 뿌려주기만 하면 된다. 이 얼마나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인가? 사람의 영역표시나 의사전달 방법과 같이 복사나 표절의 염려도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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