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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쌤의 수의학 이야기] 마성의 약 스테로이드

[노트펫] 2015년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수영 선수 박태환 선수가 세계 반도핑기구의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며 큰 논란이 됩니다.

 

도핑이란 운동 선수가 운동능력을 일시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규정상 금지된 약물을 사용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박태환 선수의 경우 자의로 금지 약물을 투약했는지 담당 병원의 실수인지를 놓고 공방전이 벌어졌으나, 어느 쪽이든 스포츠 스타로서의 명예는 크게 실추될 수 밖에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었던 약물은 다름아닌 ‘스테로이드’였습니다. 미국의 메이저리그와 같은 프로 스포츠계에서 항상 말썽을 일으켜 왔던 약물이죠.

 

그런데 동물병원에서 흔히 처방하는 약물 가운데에도 스테로이드 계열 약제가 있습니다.

 

24시간 비글미 넘치는 우리 아이에게 스테로이드라니, 그게 무슨 소립니까?

 

스테로이드 계열 제제는 많은 동물들의 몸 속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호르몬(스테로이드 호르몬)을 화학적으로 변형시켜 약으로 개발한 것입니다.

 

우리 몸 속의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크게 2개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요, 부신이라고 하는 기관에서 분비하는 부신 피질 호르몬과 생식계통에서 분비하는 성 호르몬이 그것입니다.

 

성 호르몬 중에서도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근육 형성을 촉진시키는 기능이 있어서 운동선수들의 경기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그러다보니 앞서 말씀드렸던 운동선수들의 도핑에 악용되기도 하지요.

 

반대로 보통 동물병원에서 사용되는 스테로이드는 부신 피질 호르몬(코티솔)에 해당합니다. 그러니까 구조가 비슷한 ‘스테로이드 계열’이긴 하지만 이 두 개의 약물들은 몸 속에서 하는 일이 많이 다릅니다.

 

그렇다니 이제 조금 안심이 되는군요. 그런데 이 캥거루, 혹시...

 

그렇다면 코티솔은?

 

코티솔은 강력한 소염작용을 특징으로 합니다. 즉 사람을 비롯한 동물의 몸이 외부의 병원체와 싸우는 면역반응을 억제하고,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히는 효과를 가지고 있죠.

 

그러다보니 스테로이드는 사람과 동물을 가리지 않고 염증을 수반하게 되는 여러 질병에 널리 처방됩니다. 가정 상비약으로 하나씩은 비치돼 있는 바르는 상처연고제에 흔히 이 스테로이드가 포함되기도 합니다.

 

아, 그렇게 흔한 약이라면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집 개와 고양이게도 일단 먹여봐도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스테로이드는 효과도 확실하지만 잘못 다루었을 경우의 부작용도 확실(?)하거든요.

 

면역반응은 병원체와 싸우는 자연스러운 과정인데, 이것을 과도하게 억제하다 보면 오히려 병원체의 감염에 취약해지게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오랜 기간 부주의하게 사용하게 될 경우 내분비계를 교란시켜 오히려 질병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스테로이드 오남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병들 가운데 쿠싱 증후군도 있습니다.

참고로 사람도 똑같은 이유로 쿠싱 증후군이 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이나 연고를 반려동물에게 사용하게 될 경우, 수의사의 지시에 따라 적당한 분량을 정해진 기간만큼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약이든 부작용이 있을 수 있음을 이해하고, 원칙대로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랍니다.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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