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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지 못했던 집냥이 시절, 결국 유기묘로

실외기 틈에 끼어 있던 모습


이제 행복해질 때도 됐다, 사탕이의 이야기

 

[노트펫] 지금은 길고양이가 된 사탕이를 처음 봤을 때는 집이 있는 아이였다고 한다.

 

당시 소미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던 사탕이는 건물 2층의 실외기에 몸이 끼어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모습으로 발견됐다.

 

당시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니 소미를 키우고 있는 20대 초반 남학생이 목욕을 시키고 드라이기로 말려주려 하니 튀어나갔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몸이 낀 상태로 있는 걸 주인이 구해주지 않고 외출하여, 새벽부터 다음날 낮까지 방치되어 있는 것을 주변 캣맘이 발견했다.

 

결국 119를 부르고 통덫을 놓는 듯 우여곡절 끝에 창문과 실외기 사이에 끼어 있던 소미를 구조했다.

 

키우는 고양이가 2층 실외기 사이 좁은 곳에 갇혀 있는데도 구하지 않은 못 미더운 주인이었지만 별 수 없어 주의를 주고 보호자에게로 돌려보냈다.

 

선량해 보이는 얼굴의 평범한 학생이었다. 고양이를 드라이할 때는 살살 달래며 조심해야 한다고 알려주자, 몰랐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어느 날부터인가 그 고양이가 창가 쪽에서 큰 소리로 울었다. 중성화는 되어 있었는데 그리 우는 이유를 알 수는 없었다.

 

그리고 얼마 후, 기어이 치즈태비 고양이 소미는 원래 살던 건물 뒷편 길가에서 발견됐다. 집에서 쓰던 작은 이동장과 어릴 때 썼을 조그마한 밥그릇 등과 함께였다.

 

이전에 실외기에서 구조했던 일 덕분에 누구의 고양이인지도, 주인의 이름과 연락처도 알고 있지만, 그와는 딱 한 번 통화가 되었을 뿐 그 이후로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짐작컨대 집을 비우면서 고양이와 용품들을 함께 그대로 내다 버린 모양이었다.

 

애초에 키우던 사람의 신상정보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백히 버려진 소미는 길고양이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나이는 1살이 채 안 되었을 때다. 자그마한 새끼 시절에 입양 받아 몸집이 크기 전까지만 잠깐 키우다 버린 셈이었다.

 

소미를 구조했던 캣맘은 이 동네에서만 10년 넘게 길고양이들을 돌봐왔는데, ‘동네에 유난히 유기묘가 많은데, 많은 사람들이 죄책감도 없이 아무렇지 않게 길에 고양이를 버린다’며 ‘소미를 키우던 학생도 버리기 전에 차라리 연락이라도 해줬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안타까워했다.

 

 

소미는 길에서 적응하는 듯 했지만, 서열 다툼 등에 밀리며 점점 길에서 버티기 어려워졌다. 가뜩이나 그 부근에서 이전에 TNR까지 한 길고양이들을 해코지하고 죽이는 경우도 있었기에 점점 마르고 영역에서 밀리는 소미는 불안해 보이기만 했다.

 

결국 유기된 소미를 쭉 지켜봤던 캣맘이 소미를 구조해 급한 대로 임보처를 구했다. 새 가족을 찾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태어나서 어미 곁에 있었던 잠깐 말고는 편하게 지낸 적이 없었던 아이기에 반드시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안고서였다.

 

누군가 고양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무책임하게 키우다 버린 고양이는 결국 다른 누군가가 살릴 수밖에 없었다. 길에서도 잘 살 거라고 생각하며 버리는 고양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운이 좋아야만 한다.

 

사람이 버린 아이이니 결국 사람이 손을 내밀어야 살 수 있다. 버리는 사람 따로, 살리는 사람이 따로인 셈이다.

 

소미에게는 이제 힘든 일 없이 달달한 묘생을 살길 응원하며 ‘사탕이’라는 새 이름을 붙였다. 이제 겨우 일 년 남짓 버티며 살아낸 사탕이에게는 앞으로 어떤 삶이 남아 있을까?

 

안심해도 된다고, 넌 사랑 받을 자격이 있다고 알려줄 진짜 가족이 나타나리라 믿는다. 이제는 정말 편해질 때도 됐으니까.

 

+ 소미의 따뜻한 가족이 되어 주실 분은 yentice@naver.com로 문의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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