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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차에 잠입한 아기고양이

 

[노트펫] 지난 13일 서울 모 경찰서 주차장. 난데없이 야옹야옹 하는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주차장을 지나던 직원들은 이곳저곳 두리번대다 세워져 있던 승합차를 소리의 근원지로 특정했다.

 

소리는 앞쪽 엔진룸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바닥에는 없었고, 혹시나 해서 보닛을 열어보니 아기고양이 한 마리가 사람의 손이 닿기 어려운 곳에 눈만 빼꼼히 내놓고 있었다.

 

 

"나와라 고양아~" 이렇게 불러봤지만 나올 고양이가 아니었다.

 

무턱대고 꺼낼 수는 없겠다고 판단한 직원들. 119구조대원들이 출동하고, 119구조대원들 역시 고양이를 꺼내기 위해 차 바닥을 들여다보고, 포획망을 준비하며, 포획용 집게도 꺼내 들었다.

 

 

베테랑 구조직원들이 살펴봤지만 엔진 룸 쪽으로 꺼내기에는 역시 너무나 깊이 들어가 있었다. 한바탕 숨바꼭질이 벌어지고, 결국 바닥에 누워 엔진룸 쫌을 더듬대던 대원의 손에 아기고양이가 달려 나왔다.

 

 

아직 두 달도 되지 않은 아기고양이였다. 엔진룸 먼지에 코가 까매져 있었다. 가을로 접어 들면서 새벽엔 쌀쌀해진 날씨에 따뜻한 곳을 찾아 엔진룸으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됐다.

 

 

평소 이 차량을 이용하는 엄숙한 경찰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퍼질 수 밖에 없었다. 

 

구조 된 아기고양이는 동물병원 진찰 결과 건강에는 별 이상이 없었다. 경찰서에서 보호하다 원하는 직원에게 입양을 보낼 예정이다.

 

경찰서 관계자는 "갈수록 쌀쌀해지는 날씨에 자동차 엔진룸에 들어가 추위를 피하는 고양이들은 고양이는 물론 운전자의 안전에도 빨간불"이라며 "똑똑똑 시동을 걸기 전에 혹시 있을 지 모를 고양이를 깨워달라"고 당부했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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