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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부자' 집사가 자는 법

[노트펫] 고양이들에게 침대를 빼앗겨 잘 곳을 잃었다는 한 집사의 안타까운(?) 사연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며칠 전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 인영 씨는 생전 처음 보는 광경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평소 방바닥과 빨래통에서 즐겨 자던 고양이들이 엉뚱한 곳에서 자고 있었기 때문이다.

 

빨래통과 바닥에서 즐겨 자던(?) 고양이들

  

엄연히 손수 만들어 준 집까지 있는 고양이들이라는데 벌써 집에 싫증이 난 걸까.

 

아홉 마리의 고양이는 집사가 외출을 한 틈을 타 침대를 점령해 버렸다.

 

침대에 누워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려던 인영 씨의 계획은 와르르 무너졌는데.

 

"어서 와~ 고양이 침대는 처음이지~?"

  

없을 땐 그렇다 쳐도 왔다고 기척을 하면 좀 비켜주지 않을까 싶었지만 고양이들은 단호했다.

 

"당연히 집사가 바닥에서 자야지?"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아홉 마리의 고양이들.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아 조용히 불을 꺼줬다는 인영 씨는 겨우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어렵게 잠을 청했다고 한다. 

 

"똑똑똑...개세요?"                                                         "아뇨, 고양인데요?"

 

이후 고양이들은 침대의 맛을 알아버렸는지 당연하다는 듯 침대를 차지했다.

 

인영 씨는 "분명히 내 침대, 내 자리인데 잘 때마다 눈치를 봐야 한다"고 웃으며 불만을 토로했다.

 

게다가 새벽만 되면 꼬물이들은 단체로 '우다다'를 시작한다고.

 

얼굴을 밟고, 발가락을 깨물고, 머리카락을 뜯어대는 탓에 강제 기상을 할 수밖에 없단다.

 

그렇게 겨우 다시 잠들었다 눈을 떠 보면 아홉 마리의 고양이가 주변을 빙 둘러싸고 있는 진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는데.

 

최근 출산을 한 복희의 딸과 새끼 고양이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다묘 가정의 집사가 되는 상상을 해본 적 있다는 인영 씨.

 

"하지만 현실은 상상과 다소 차이가 있다"며 "고양이가 아홉 마리면 털도 아홉 배로 빠진다"고 웃었다. 

 

아깽이들 식사시간!

 

3년 전, 인영 씨는 사정이 생겨 더 이상 키울 수 없게 된 지인의 고양이 '복희'를 입양하게 되면서 시작된 묘연은 복희의 새끼가 성묘가 되어 출산을 하면서 더 깊어져만 갔다.

 

올해 초 복희 딸의 출산으로 어느새 고양이 3대가 한 지붕 아래서 한 이불 덮는 사고 사는 복희네 집.

 

인영 씨는 "분명히 내 집인데 고양이들 집에 얹혀사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복희와 딸은 육아도 함께 할 정도로 사이좋은 모녀라 지금처럼 평생 함께 할 것이라고.

 

하지만 아홉 마리는 너무 힘들 것 같아 새끼들은 좋은 가족을 만나게 해줄 계획이란다.

 

공동육아 중인 복희와 복희의 딸

  

"물론 그때까지는 침대 구석에서 새우잠을 자야 한다"며 걱정하는 인영 씨.

 

그런 인영 씨의 말에서 고양이들을 향한 깊은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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