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맨발로 다니지 않는다. 반드시 자신의 발을 보호하는 신발을 신고 다닌다.
말도 비슷하다. 야생마가 아닌 이상 말은 맨발이 아닌 편자(horseshoe)라는 신발을 신고 다닌다. 편자는 말의 발굽을 보호하기 위해 말발굽 바닥에 장착하는 쇠붙이를 뜻한다.
말의 발굽은 매우 큰 발톱이다. 사람의 손톱이나 발톱이 매일 자라듯이 말의 발굽도 꾸준히 자란다. 그래서 보통 한 달에 한 번 정도 편자도 갈아주어야 한다. 이렇게 말의 편자를 갈아주는 것을 장제(shoeing)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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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자가 말발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므로 일부 서구인들은 편자를 가지고 있으면 자신의 차나 집도 보호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자동차나 방에 편자를 부적처럼 붙인다. 이런 용도로 사용되는 편자의 경우, 그 편자를 신었던 말의 이름을 작은 글씨로 새겨 놓기도 한다.
영국의 택시 기사들은 편자의 모양과 비슷한 알파벳 U자가 붙은 번호판을 좋아한다. 편자를 신은 말처럼 택시도 잘 보호받고 잘 달리라는 의미다.
편자 모양의 U자를 살짝 비틀어주면 알파벳 C자와 비슷함을 알 수 있다. C는 기독교 문명권에서는 구세주인 크라이스트(Christ)를 뜻한다. 그래서 기독교의 영향이 강한 곳에서는 그런 의미로 편자를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편자를 서양인들과는 다소 다른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말이라는 동물은 원래 이동을 위한 수단이므로 편자를 가지고 있으면 발전, 영전, 승전 등을 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직장에서 승진인사가 있는 경우나, 선거철이나 시험철이 되면 편자를 마치 부적처럼 집에 걸어두는 경우도 있다.
물론 편자를 만지면서 자신의 소원을 빌기도 한다. 이럴 경우 우승 경력이 수차례 있고 인지도가 높은 말의 편자가 더 좋다고 한다.
미신을 좋아하지 않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편자의 영험한 효력은 믿거나 말거나 하는 수준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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