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복 건국대 수의대 교수팀 논문
반려견 키우든 안 키우든 사람 구강 세균총 차이 없어
사람과 개 구강내 환경 달라..양치질도 한 몫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 입맞춤 등 개와 밀접한 신체적 접촉을 해도 구강 내 세균 전염 가능성은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강아지와 입맞춤 등 밀접한 신체적 접촉을 해도 구강 내 세균 전염 가능성은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제공 건국대학교 |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전염병학실험실 이중복 교수 연구팀은 17일 보호자와 반려견 간의 구강 내 세균총(세균의 총집단)을 분석한 결과 반려견을 키우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사람과 개의 구강 세균총은 확연히 서로 달랐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건국대 이중복 교수의 지도로 오창인 학생(제1저자)의 2016학년도 후기 석사학위 논문으로 발표됐으며 지난 2일 발간된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최근호에 게재됐다.
건국대 수의대 연구팀은 보호자와 반려견 사이의 밀접한 신체적 접촉이 보호자의 입속에 존재하는 세균총에 영향을 주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이라는 실험방법을 이용해 분석했다.
4쌍의 반려견과 그 주인(4명)과, 2명의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사람 등 사람과 개 10종의 입안에서 세균총을 채취해 16번째 리보솜 RNA(16s ribosomal RNA)를 추출하고 이를 세균총 분석에 이용했다. 16s 리보솜 RNA는 세균들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이름표와 같은 역할을 하는 염기서열이다.
분석 결과 이에 따르면 반려견을 키우든, 키우지 않든 사람과 개는 각기 서로 다른 세균총을 가지고 있었다. 또 보호자와 반려견 사이의 구강내 세균총의 유사도는 같은 집에 사는지 여부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개를 키우면서 자의든 타의든 입맞춤을 하더라도 개와 사람이 매우 다른 구강 세균총을 가지고 있다면, 구강 내 세균이 전염될 가능성 또한 매우 작다는 설명이다.
이는 특정 세균총은 특정 환경에서만 살 수 있는데, 개의 입 안과 사람 입 안의 환경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개의 입 안 세균이 입맞춤 등으로 사람 입 안에 옮겨지더라도 환경이 달라 정착해 살지 못한다는 얘기다.
구강 세균총이 다른 것은 개와 사람의 입속 수소이온농도(PH)가 다르고 먹는 음식도 다르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사람이 주기적으로 하는 양치질 또한 한 요인이다.
오창인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이전부터 의심되어 오던 반려견으로부터 사람으로의 구강내 병원성 세균의 전염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의학과 수의학 분야의 융합 연구를 통해 개와 사람의 구강내 면역능력의 차이가 구강내 세균총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추가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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