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안블랙 저/임고은 역, RSG(레디셋고, 2015) |
개와 고양이 눈에 비친 인간의 모습
사람은 괜찮은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이 책은 개와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어수선한 세상과 수상하기 그지없는 우리를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고양이에게는 정체불명의 납치범으로, 개에게는 인간을 뛰어넘어 신과 같은 존재로 비치고 있는 우리는 별 것 아닌 것에도 크게 환호하고, 유난을 떠는 별난 존재임이 틀림없다.
폭신폭신한 발바닥 하나에 ‘귀엽다’를 연발하고, 꼬리 한 번 다리 한 번 움직였을 뿐인데 ‘꺄악’ 소리를 지르며 근처에 놓아둔 카메라를 집어 든다. 개와 고양이는 이런 우리의 모습을 귀찮아하고, 비웃으면서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을 잊지 않는다.
저자는 책을 통해 고양이와 개의 장단점을 비교하는 것이 아닌 그들이 가진 매력을 보여준다. 그들이 보는 우리를 과감하게 그려내 평소 우리가 궁금해 하던 '진짜' 속마음과 반전 매력을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다.
책 속 고양이와 개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인간이 참 재미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매번 그들에게 당하고, 약해지는 ‘인간’의 모습에 공감이 갈 수도 있다. 멀리 가려고 하다가도 결국 우리 곁으로 돌아오고야 마는 고양이와 개. 그들의 진짜 속마음을 훔쳐보는 것으로 그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지 새삼 깨닫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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