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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으로 생존기술을 익히는 고양이의 위대함

[노트펫] 사자, 호랑이, 표범 등 고양잇과동물들은 어린 시절 어미로부터 철저한 교육을 받는다. 여기에는 먹잇감이 되는 동물들을 사냥하기 위해 필요한 사냥 기술들도 있고, 천적을 피해 달아나는 법도 있다.

 

생존에서 가장 필요한 기술은 삼십육계(三十六計)가 될 수도 있다. 아무 자리에서 자신의 근육자랑을 하다가는 목숨을 잃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어미는 사랑하는 새끼들의 생존을 위해 여러 기술들을 빠지지 않고 가르치다. 어미가 가진 나름의 생존 노하우를 고스란히 전수한다. 이는 그 새끼 동물의 외할머니가 어미에게 전승한 것이기도 하다. 새끼에 대한 이런 교육은 새끼에 대한 엄청난 모성애(母性愛)가 기반이 된 것이기도 하다.

 

성체로 성장하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표범, 치타, 사자 같은 포식자들은 2년 정도의 교육 기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시간이 종료되면 새끼는 비로소 자신의 힘으로 사냥을 하고 위험에서 도주할 수 있다. 고양잇과동물은 아니지만 늑대의 경우, 부모와 함께 대략 3년 정도 살다가 자신의 무리를 만들기 위해 독립한다.

 

그런데 여기서 이런 철저한 고양잇과동물의 교육제도에서 예외가 되는 동물이 있다. 사람들과 함께 사는 집고양이들은 아주 어린 시절 어미의 품을 떠나 사람과 함께 살기 때문이다. 이는 어미로부터 집고양이들은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애묘가(愛猫家)들이 키우는 집고양이들은 어미로부터 별다른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놀라운 잠재능력으로 생존에 필요한 여러 기술들을 스스로 깨우쳐서 습득한다. 더구나 자연계에서 놀이친구 역할을 하며 사냥 능력을 터득하는 데 도우미 역할을 하는 형제들과도 헤어져서 살면서 혼자 익히는 것이다.

 

사람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고양이, 2014년 8월 촬영

 

포유동물 중에서 이런 놀라운 자율학습 능력을 가진 동물은 고양이 외에는 없는 것 같다. 사람과 같이 사는 또 다른 반려동물인 개들과 비교해 보아도 고양이의 자율학습 능력은 대단하다 못해 존경스럽다.

 

개도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 어미로부터 생존에 필요한 여러 기술들을 충분히 배우지 못한다. 젖을 뗀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주인과 함께 살기 때문이다. 개에게 주인은 무리의 우두머리이며 자연계의 어미와 다름없는 존재다.

 

그래서 개는 어미 대신 자신의 주인으로부터 생존에 필요한 여러 기술들과 요령을 배운다. 간단한 것은 주인이 직접 가르치기도 하고, 보다 전문적이고 복잡한 것은 훈련소에 맡겨 위탁교육 받기도 한다. 이런 교육을 통해 개는 인간 사회에서 생존하기에 필요한 기술을 익힌다.

 

하지만 고양이는 개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고양이 주인들을 만났지만, 그 누구도 자신의 고양이에게 생존에 필요한 기술을 교육시킨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책으로도 그런 경우를 읽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어미는 물론 주인으로부터도 생존 필수 기술에 대한 아무런 교육을 받지 않는다. 놀랍게도 고양이는 자신의 본능에 의해 스스로 생존에 필요한 여러 기술들을 익히고, 그런 능력을 단련시킨다.

 

모든 세상의 이치를 혼자 터득하는 고양이야 말로 자연계의 천재동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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