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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좀 빌려 주세요

미용학원들 실습용 개 확보전 치열

 

애견미용학원마다 미용실습에 쓸 개를 구하는 것이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개를 구하는 능력이 학원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고 있을 정도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비록 소규모가 대부분이지만 전국에 300개가 넘는 애견미용학원이 있다. 가장 큰 곳으로 오렌지애견학원과 동경애견학원, 중앙애견학원 등이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학원마다 원생들에게 실습 모델이 되어줄 개가 필요하다. 모형으로 수업을 대신하기도 하지만 움직이지도 않고, 털의 질감도 실제 개에 비해서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원생들 대부분은 개를 키운다. 하지만 쉽게 생각할 수 있듯이 한 번 털을 깎는 실습을 하고 나면 다시 실습에 적당한 길이의 털이 올라오기까지 3개월 가량은 기다려야 한다. 

 

학원 자체적으로 키우는 개들도 있지만 이것 만으로는 수요에 턱없이 모자란다. 학원 자체에 공간도 모자랄 뿐 아니라 3개월에 한 번 실습에 쓰기 위해 무작정 개를 키우는 것은 효용이 없다.

 

그래서 학원마다 실습용 개를 확보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학원 관계자에 따르면 학원들은 보통 농장에서 개를 빌리는 것으로 실습 수요를 충당한다. 실습에 사용하는 마리수로도 학원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는데 큰 곳은 한번 실습에 80에서 90마리까지의 개가 동원된다.

 

통상 일주일에 4일 수업, 원생이 50명이라면 최대 200마리의 개가 일주일에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한 달이면 800마리 이상의 개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한 번 실습하고 나면 다시 털이 자라나기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농장 한 곳 만으로는 수요에 맞추기 어렵다. 

 

이러다 보니 애견미용학원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서는 농장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특히 애견미용학원이 많은 수도권과, 부산과 경상남도, 대전 지역이 그렇다.

 

이처럼 소중하게 모셔온 개들은 다루는데도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 자칫 실습을 하다 상처가 나기라도 한다면 통상의 치료비보다 더 큰 비용을 줘야 한다. 만일 사후관리에 소홀했다가는 다시는 개를 빌리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일산 뷰티독스애견미용학원 관계자는 "이전에는 수도권 지역에서 개를 빌리다 현재는 강화도 지역에 위치한 농장으로 빌리는 곳을 확대했다"며 "학원 입장에서는 개를 빌리는 것도 능력"이라고 말했다.

 

한편 애견미용학원이 그다지 않는 지역은 상황이 반대다. 농장 입장에서 털 관리 차원에서 학원 측에 깎아줄 수 없느냐는 문의를 하기도 한다. 사람 미용을 배우면서 모델을 구하는 것이 꽤나 애로인 것처럼 애견미용에서도 개를 구하는 것이 하나의 과제가 되고 있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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