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사냥시 몰이꾼 역할을 하는 왈왈이, 그리고 직접 공격하여 제압하는 역할을 맡는 물치기. 이 개들은 서로 종류가 다르다. 역할이 다르니 같은 종류의 개가 할 수 없다.
왈왈이로 사용되는 사냥개는 후각, 스피드가 뛰어나야 한다. 또한 쩌렁쩌렁 잘 짖어서 주인의 귀에 그 울음 소리가 들리게 해야 한다.
그러나 물치기는 다르다. 왈왈이와 달리 멧돼지와 1대1 또는 2대1 정도로 싸울 수 있어야 한다. 스피드 보다는 힘과 용맹스러움이 더 요구된다. 거구인 멧돼지와 결투를 해야 하니 덩치도 상당해야 한다.
날랜 왈왈이는 러시아산 라이카(Laika)나 진돗개 같은 체중 20~30kg 짜리 개들이 주로 사용된다. 라이카는 러시아에서 곰, 호랑이 같은 맹수를 사냥할 때도 사용되는 전문 사냥개이기도 하다.
물치기는 왈왈이에 비해 비교적 체구가 크고 공격성이 강한 사냥개들이 사용된다. 특히 멧돼지의 두꺼운 가죽을 감안하면 무는 힘이 강한 능력을 가진 사냥개가 좋다.
10여 년 전 필자가 사냥에 관심이 많은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이상적인 물치기를 만들기 위해 진돗개에 핏불 테리어(Pitbull Terrier)나 도사견 등을 교배시킨다고 한다.
그러면 진돗개의 용맹함, 영민함, 끈질김, 충성심과 함께 핏불 테리어나 도사견의 강력한 파워를 겸비한 개가 나온다고 한다. 그렇게 태어난 개는 최강의 멧돼지 사냥개 물치기가 된다는 게 당시 지인의 주장이었다.
멧돼지 사냥이 끝나고 나면 왈왈이의 피해는 거의 없지만, 물치기들은 사나운 멧돼지를 잡기 위해 크고 작은 상처를 입는다. 사냥 과정 중에 더러 죽음을 당하는 물치기들도 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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