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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를 지키는 삽살개

독도에는 삽살개가 산다. 삽살개는 이 홀로섬에 언제부터, 어떤 연유로 살게 됐을까.

 

이 섬에 삽살개가 들어온 것은 지난 1998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의 일이다. 당시 경북대 유전공학과의 하지홍 교수가 삽살개 한 쌍을 기증한 것이 현재까지 대를 이어오고 있다.

 

하 교수는 삽살개의 복원사업을 체계적으로 시작한 사람이다. 삽살개를 기증할 당시 독도 정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고 한다. 염분이 많은 바다로 둘러싸인 환경과 동물의 몸에 달라붙어 기생하는 깔딱이라는 벌레 때문에 개들이 오래 견디지 못할 수도 있다고 염려했단다.

 

그러나 삽살개는 독도에 완벽하게 정착했고, 오히려 왕성한 활동으로 그곳의 괭이갈매기를 잡거나, 알을 먹어 치웠다고 한다. 심지어 수컷의 경우 암컷이 새끼를 배면 괭이갈매기를 잡아 진상도 하곤 했단다. 그런 탓에 괭이갈매기의 보호차원에서 그들의 활동반경을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노트펫

 

독도에 살고 있는 삽살개는 독도경비대와 더불어 생활하면서 우리의 국토를 지키는 수호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삽살개는 어떤 개인가. 삽살개는 천연기념물 368호로 지정된 우리나라 고유의 특산종이다. 삽은 ‘없앤다’는 의미를 지녔고, 살(煞)은 귀신이나, 액운을 뜻한다. 그래서 삽살개는 액운을 쫓는 개로 알려져 있다.

 

하 교수는 당시 인터뷰에서 “일제시대 일본 총독부가 한국인의 정신 말살 등을 위해 토종개를 말살시켰다는 기록을 본 후 독도에 삽살개를 보내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실제 일제강점기인 1940년 조선총독부에서 발간한 “한국개와 그 모피”라는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50만 두의 우리나라 토종견이 도살되어 군수품으로 사용되었고, 그 상세한 사용처까지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토종견의 도살 정책은 단순한 군수용이 아니라, 민족의 정서도 함께 말살하려는 일제의 야만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던 것이다. 일제의 이러한 만행은 세계사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사례로 꼽힌다.

 

일제강점기는 우리 국민에게 참으로 많은 아픔과 후유증을 남겼다. 그 후유증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한반도 전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삽살개가 이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는 사실도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10월25일은 ‘독도의 날’이다. 고종황제가 1900년 대한제국칙령 제41호에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섬으로 명시한 날이다. 민간단체인 ‘독도수비대’가 2000년 이날을 ‘독도의 날’로 지정하고 기념하고 있다. 이 단체는 ‘독도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기 위한 국회 청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독도의 날’을 맞아 그 곳에 사는 삽살개를 통해 근대사의 한 단면을 조명해봤다. 이제 삽살개는 독도를 지키는 정신적 수호견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독도에 가실 때, 삽살개를 만나게 되면 우리의 과거사도 떠올려보면서 고맙고, 반갑다는 표시로 ‘쓰담쓰담’도 잊지 마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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