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일본 통신원] "500만원 정도 주고 데려왔어요"
반려동물 선진국에서 반려동물을 키워도 꼴불견인 이들은 있다.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일본의 주간지 주간SPA가 최근 홈파티에서 자신의 반려동물을 자신의 신분인 냥 생각하고 벌어지는 일들을 소개했다.
"우리집 개 몸값이 얼만데.."
가장 흔한 것이 졸부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기사에 소개된 46세 교사는 자신의 토이푸들이 비싸 보인다는 말을 듣자 우쭐해 졌다.
어떻게 개의 가치를 돈으로 따질 수 있느냐는 말을 기대했다면 오산. 매우 기분이 좋아진 이 교사의 입에서 나온 말은 "한 50만엔(한화 500만원) 정도 했어요." 당당했다.
가끔 몸값과 함께 출신이 더해지면서 이런 상황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 "50만엔 정도 했죠. 그런데 이것도 브리더로부터 특별히 분양받아서 그나마 싼 편이었어요."
애견숍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한 일본. 분양비용은 평균 200만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상당히 비싼 금액이지만 이들 사이에서도 이처럼 층이 생긴다.
애견숍이 부추기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잡지에서 프랜차이즈 애견숍에서 팔리는 인기견종의 몸값을 조사해 봤다. 토이푸들은 최고 230만엔(2300만원), 포메라니안은 120만엔(1200만원), 프렌치불독과 장모치와와는 최대 1000만원과 700만원까지 값을 치러야 한다.
시바견과 요크셔테리어도 최고 금액은 600만원과 550만원, 말티즈도 420만원까지 몸값이 형성돼 있다.
고양이라고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스코티시폴드는 1000만원, 노르웨이숲은 600만원이 최고 가격이었다. 아메리칸숏헤어, 브리티시숏헤어, 랙돌도 최고 몸값은 600만원 근처로 조사됐다.
이처럼 몸값이 형성돼 있으니 최고 몸값을 데리고 왔다면 자랑할 만한 마음이 생길 수도 있을 듯하다.
자랑하는 이들을 못마땅해 하는 이들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 특히 괜히 자신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고, 이를 분노로 표현하는 이들도 있다고 SPA는 보도했다.
32세의 보험사 한 직원은 친구의 고양이가 7만엔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글퍼졌다. 이 직원의 고양이는 자신의 고양이는 길고양이 출신이었기에 가격은 커녕 아기 적 시절도 몰랐다. 그 이야기를 듣고 집에 와서는 그냥 꼭 안아주는 것으로 분노를 삭여야 했다.
또 어떤 이들은 토이푸들이나 치와와 등 인기견을 키우는 이들을 무시하면서, 진정한 애견가라면 보호시설에서 데려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고 SPA는 덧붙였다.
애견숍에서 데려오든 보호시설에서 데려오든 그것은 개인의 선택의 문제다. 하지만 이를 두고 내가 잘났다느니, 네가 잘났다느니 하는 다툼이 벌어지는 것은 일본이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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