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개·고양이 경매장 모습은
[김민정 일본 통신원] 펫숍이 반려동물 분양경로로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는 일본. 동물보호단체들은 끊임없이 유기 등 문제를 제기하지 않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먹혀들지 않는다.
일본에서 고양이 붐이 부는 가운데 한 매체가 경매장의 모습을 소개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달 22일 '고양이 붐' 가격 상승 "애완동물 경매의 위험한 성황" 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보냈다.
일본 경매장업계 2위인 관동펫파크의 경매장을 취재한 기사다. 일본의 지자체에 등록돼 있는 반려동물 경매장은 전국적으로 22곳이 있다.
경매장을 대하는 시선은 동물보호단체 뿐 아니라 일반인들 역시 따뜻하지 않다.
경매장 측에서 대국민 대응 차원에서 나선 것으로 보인다.
'6만엔(60만원), 6만1000엔.....네! 6만5000엔'
하얀 옷을 입은 남성 2명이 공기 구멍이 뚫린 상자에서 강아지와 어린 고양이를 1마리 씩 꺼내 주변에 앉아 있는 30명 정도 되는 바이어 들에게 선보인다.
상자 겉면에는 '랙돌, 8월14일 출생' 등 품종과 생년월일, 출품자 등의 정보가 표시돼있다.
중개인이 1000엔 씩 가격을 외칠 때 마다 바이어가 앞에 있는 '낙찰' 버튼을 누른다. 1명이 남은 시점에서 낙찰 가격이 정해진다. 경매 시간은 1마리 당 대략 1분 정도.
정오 경매에 맞춰 몇 시간 전부터 농장주들이 강아지와 고양이 약 700마리를 가지고 왔다.
농장주들은 준비한 상자 속에 넣어 개와 고양이들을 나란히 늘어 놓는다. 그러면 먼저 수의사가 눈이나 피부, 골격 등 1마리 씩 검사한다.
농장주들도 곁에 서서 수의사의 의료적인 면에서 조언을 받는다.
이렇게 수의사 검사를 통과하면 상자에 다시 넣어 경매장으로 향하게 된다.
기자가 이 경매장을 찾았던 지난달 5일 약 90명의 농장주와 약 30개 되는 펫숍이 참가했고 고양이와 개의 비율은 약 3:7이었다.
보통은 개가 대부분이었지만 고양이 붐 탓으로 고양이 비율이 대폭 상승했다.
수의사의 검사를 통과하지 않는 경우는 매 회 5, 6마리 정도. 물론 높은 가격에 팔릴 수 없다고 판단한 번식업자가 출품을 취소하고 되돌아 가는 경우도 기자의 눈에 띄었다.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거나 펫숍에서 팔다 남은 강아지나 고양이는 일단 거두어 제휴를 맺은 6곳 동물보호단체가 보호자를 찾게 된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경매에 대해 거센 비판을 내놓고 있다. 대량생산, 대량폐기를 조장한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비난을 받고 있다.
경매장업계는 '단번에 경매제도가 폐지될 경우 대량의 반려동물이 버려질 것"이라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일본 전체의 펫 유통 경로 중에 경매장을 경유하는 비율은 65% 정도로 절반이 넘는다.
나머지 30%는 번식업자가 인터넷을 통해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인터넷 직판. 경매장업계는 관리사각지대에 놓인 인터넷 직판이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항변중이다.
일본 환경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일본 전국의 개, 고양이 판매업자는 1만6000 정도 된다.
이 중에 번식을 행하고 있는 곳이 1만2400곳에 이른다. 다수의 번식업자와 비교적 소수의 경매장 및 펫숍업자로 구성돼 있는 셈이다.
일본의 번식업의 경우 지자체에 등록만 하면 누구든 번식업자가 될 수 있다.
기사는 "개에 비해 고양이는 사육이 간단하다"며 "고양이 버블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가격상승으로 번식업자가 늘어난다면 뒷일이 걱정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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