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커트 부부 |
[노트펫] 93세 할머니가 죽은 남편과의 추억이 담긴 동물원에 2200만 달러(한화 약 248억 6000만 원)를 기부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과 독일의 다수 언론은 올해 93세가 된 엘리자베스 라이커트(Elizabeth Reichert)라는 여성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남편과의 추억이 깃든 독일 쾰른 시의 한 동물원에 한화 약 248억 원에 달하는 재산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둘 다 독일 서부 태생인 라이커트 부부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처음 만났다. 남편 아르눌프(Arnulf)는 유대인으로, 당시 나치의 눈을 피해 숨어지내던 상태였다.
비밀리에 사랑을 키워오던 그들은 1년 뒤 종전 후에야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다. 부부는 이후 미국으로 이주해 새 삶을 꿈꾸게 됐다.
미국에서 엘리자베스는 미용사로, 아르눌프는 반려동물 관련 도매업으로 생계를 꾸렸다. 이후 아르눌프는 반려동물 관련 사업을 확장해 백만장자가 됐다.
라이커트 부부의 추억이 담긴 쾰른 동물원의 모습 |
아르눌프는 1998년 사망했다. 자녀가 없던 라이커트 부부는 아르눌프가 죽기 전 자신들의 재산을 쾰른 시의 동물원에 기부하기로 동의했다. 나치의 눈을 피해 숨어다녀야 했던 연애 시절 부부의 추억이 담긴 장소였다.
엘리자베스는 "재산을 누구에게 남길 것인지를 생각하기 시작할 때는 추억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 동물원이라면 돈은 충분한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부부에게 동물원은 항상 추억 속에 있던 곳이었다. 부부는 지난 1954년에도 이 동물원에 자라 한 마리를 기부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훨씬 큰 액수의 기부금이 동물원에 전달된다.
미국 언론 ABC 뉴스는 아르눌프의 이름을 딴 재단에서 매해 동물원에 6000달러를 기부하기 시작했으며, 엘리자베스 사후 나머지 금액을 전부 기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회원 댓글 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