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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소 가면을 쓴 신종 펫숍' 규제 입법 촉구 서명전 개시

[노트펫] 지난 2018년 초 충남 천안의 한 펫숍에서 79마리의 품종견들이 방치되다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돼 충격을 줬다.

 

이 곳은 파양당한 강아지들을 모아서 일반에 분양해 온 곳으로 외부에는 동물보호소로 위장해 왔다. 이른바 신종 펫숍의 모습이 수면 위로 드러난 사건이었다. 

 

 

 

 

동물단체는 물론이고 펫숍업계에서조차 파렴치한 행위라는 성토가 나왔을 정도다. 3년 여가 흐른 지금 천안과 같은 참혹한 학대는 없을지라도 파양 반려동물을 재분양하면서 입양주와 파양주를 기만하는 신종 펫숍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는게 동물단체 시각이다.

 

동물단체가 이같은 신종 펫숍에 규제가 가해질 수 있도록 입법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30일 "시민분들의 신종펫숍 규제 촉구 서명을 모아 입법기관에 전달하며 규제안 수립을 강력히 촉구하고자 한다"며 서명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카라는 "우리사회가 인지하는 유기동물 보호소는 '영리목적'으로 동물을 거래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보호소'라는 이름을 내걸었지만 고액의 입양책임비나 파양비를 요구하고 입양자에 대한 점검도 허술한 펫숍이 활개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안락사 없는 보호소라고 해서 갔다가 입장비 8000원을 내라는 요구를 받았고, 유기동물을 입양하러 갔지만 업체는 보고자 했던 동물은 보여주지 않고, 작은 품종견을 보여줬다.

 

B씨는 보호소라는 이름으로 입양홍보를 하길래 입양하면서 고액의 입양비를 지불했다. 그런데 카드명세서에는 "펫숍"이라는 이름이 찍혀 있었다. B씨는 "펫숍이 언제부터 보호소가 된거죠?"라며 반문했다.

 

사정상 입양 동물을 더 이상 키울 수 없어 파양을 알아보던 C씨는 치료비를 운운하며 1000만원의 파양비를 요구하는 업체에 그 돈을 다줬다. 실제 그돈으로 치료를 했는지 문의했지만 업체는 알려주지 않았다.

 

D씨는 키울 수 없게 된 고양이를 요양보호소라고 홍보하는 곳에 위탁하여 좋은 가정으로의 입양을 부탁했다. 입소비로 30만원을 냈다. 업체는 다른 곳으로 입양이 되면 연락을 주겠다고 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이 없었고, 문의를 하니 고양이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른다고 했다.  

 

 

 

 

현재 제도 아래에서는 누구나 커다란 제약없이 보호소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다. 민간 동물보호소에 대한 정의나 범위, 권리와 의무 등 법 규정 자체가 없는 까닭이다. 사회적으로 인정하는 사설 보호소들 역시 법의 테두리 바깥에 존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양당하는 반려동물을 넘겨 받아 다시 분양하는 신종 펫숍이 생겨났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그저 감성을 자극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호소라는 간판을 내세운 펫숍마저 나왔다. 

 

인터넷 검색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보호소들. 그런데 그중에서는 몇 만원 할인, 몇 프로 할인 등 펫숍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홍보 문구를 그대로 쓰는 곳들이 있다.  통상 생각하는 보호소 이미지와는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카라는 "신중하지 못한 입양이나 불가피한 파양으로 상처 받는 건 동물이지만 누군가 파양을 악용한 사기행위를 한다면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신종 펫샵의 행태를 비난했다.

 

그러면서 "유기동물 안식처인 양 '보호소'를 사칭하며 사람들을 기만하는 신종 펫숍에 대한 규제 법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며 특히 "법적으로 허용된 영업 만을 하게 돼 있는 펫숍이 보호소를 표방하며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명문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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