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식사를 방해하는 반려견의 행동에 난감했던 적이 한 번 쯤은 있었을 것이다. 직접적으로 방해하지 않더라도 식사 때마다 애틋하게 바라보는 반려견의 눈빛은 보호자를 정말 힘들게 한다.
이럴 때 사용하기 좋은 방법이 소개됐다.
선호 씨는 지난 10일 한 인터넷 반려동물 커뮤니티에 "고기 혼자 먹는 법"이라며 반려견의 방해 없이 식사를 즐기는 방법을 공유했다.
이 영상은 선호 씨의 무릎 위에 그의 반려견 '미주'가 올라와 있는 상황을 알리며 시작한다.
미주는 고기를 한 번, 선호 씨를 한 번.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말하지 않아도 미주가 뭘 원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선호 씨는 "고기 혼자 먹고 싶은데"라더니 누군가 집에 찾아온 것처럼 "누구세요"를 반복하며 연기를 시작한다.
다소 어색한 연기지만 미주는 선호 씨의 상황극에 적극 참여한다. 의자에서 뛰어내려 총총걸음으로 현관 앞에 간 미주. 선호 씨는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얼른 고기 한점을 먹는다.
아무도 오지 않은 걸 확인한 미주는 속았다는 듯이 "왕!" 짖으며 다시 돌아온다.
반려견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반복학습이다. 선호 씨는 돌아오는 미주를 향해 계속해서 "누구세요. 누구야"를 반복한다.
미주가 다시 현관으로 가는 것을 확인한 선호 씨는 잽싸게 남은 고기를 쓸어담고는 엄지를 세워보였다.
미주는 평소 가족들이 맘편히 식사하는 꼴을 못보는 성격이다. 가족 중에서도 특히 선호 씨를 좋아해 먹을 걸 들고 있기만 해도 선호 씨에게 올라탄다고 한다.
그래서 고안해 낸 방법이 "누구세요"다. 번거롭긴 하지만 효과는 확실하다고 선호 씨는 자평했다.
미주는 9살 난 요크셔테리어다. 미주의 활발한 성격을 감당하지 못한 지인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데려오게 됐다. 선호 씨는 당시 미주를 "팔딱거렸다"고 표현했다.
선호 씨는 미주의 팔딱거리던 모습을 좋아했다. 말도 안 듣고 여기저기 쏘다니다가도 선호 씨가 안 보이면 한참을 찾는 모습, 그러다가 선호 씨가 부르면 팔딱팔딱 뛰어오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미주는 처음 선호 씨네 집에 올 때만 해도 여느 강아지들보다 활발했다. 자기 키보다도 높은 침대나 책상도 펄쩍펄쩍 뛰어올라가 보는 가족들이 마음을 졸였을 정도.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힘도 약해져 요새는 올라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선호 씨를 부른다. 침대를 주시하고 있으면 올라가고 싶다는 신호다.
이 때 선호 씨가 알아서 올려주지 않으면 어서 올려달라고 짖고는 침대 위에 올려주면 그렇게 좋아한단다.
선호 씨는 "세월에 장사 없다"며 스스로 침대에 오르지 못하는 미주를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높은 곳에 뛰어오르다가 다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다"고 했다.
선호 씨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미주에게 쓴 편지를 노트펫에 보내왔다.
"미주야 안녕!
같이 산 지 벌써 햇수로 8년이 지났지만 넌 언제나 변함없이 팔딱거리며 네 갈 길만을 가는구나.
요새는 내가 불러도 안 오더라?
제발 사료 좀 먹으렴.
밥그릇에 사료를 놔도 너는 며칠이고 물만 먹으면서 굶고, 사료를 바꿔줘도 똑같고, 언제쯤 사료를 먹을 거니?
고기랑 사료를 섞어줘도 사료를 아주 유별나게 잘 뱉어내더라.
제발 한입만 먹으렴.
사료값이 아깝지 않니?
앞으로 몇 년이나 더 같이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언제까지나 변함없이 우리 함께 살자
사랑해 미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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