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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견들 실험실 바깥 세상으로 나오던 날

동물병원 이동을 위해 케이지에 위치한 비글들

 

[노트펫] 실험기관에서 살아가던 비글 실험견들이 바깥으로 나오는 날의 모습이 공개됐다. 천진난만하고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한다는 비글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지난 16일 경기도에 위치한 한 동물실험시설에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이하 동행) 관계자들이 찾아왔다.

 

지난 2015년부터 실험이 종료된 비글들을 받아 일반 가정에 입양 보내온 동행에서 이번에도 실험 종료가 결정된 비글 9마리를 데리러 온 것이었다.

 

동행의 실험견 안락사 제로 호소에 이곳 역시 공감했고, 2015년 2월 10마리를 시작으로 2015년 4월 3마리, 지난해 9월 9마리 등 지금까지 22마리의 비글 실험견들을 내줬다.

 

이날 데리고 나올 비글들은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월 사이에 태어난 평균 18개월령의 젊은 개들이었다. 통상 생후 6~7개월령 때 보내지는 것을 감안할 때 많게는 1년2개월을 실험기관의 케이지 안에서 살아온 녀석들이었다.

 

바깥 출입문이 열리자 고개를 내밀고 바라보는 비글들. 

 

비글들이 실험실을 나가는 서류가 준비되고, 인수 서명을 하고 올라간 실험실. 실험실 입구에서부터 비글 특유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이 열리지마자 케이지에서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누가 찾아왔는지 호기심 가득한 비글들의 모습이 보였다.

 

관계자 손에 이끌려 두어 마리씩 밖으로 나간 비글들. 원래 똥꼬발랄한 비글들인 데다 1살 반이라는 나이 때문이지 역시나 활발했다.

 

사회생활은 시작은 목줄이란다. 

 

바깥 공기에 적응시키고, 스트레스를 풀어줄 생각에 시킨 산책에서 관계자들은 끌려다니기 바빴다. 긴장과 당황, 흥분, 그리고 씐나씐나가 뒤섞인 비글들. 기록으로 남길 요량으로 계획했던 사진 찍기는 언감생심이었다.

 

드디어 완전히 바깥 세상으로 나갈 때가 된 비글들. 준비해온 케이지에 한 마리 씩 위치시키고, SUV 뒷칸 트렁크에 나눠 태워진 채 동물병원으로 이동했다.

 

당황, 흥분, 씐나씐나~

 

다행히 검사상 이상이 있는 녀석은 없었다. 철망에 1년 여를 살아서 발가락 사이에 상처가 나있긴 했지만 평평한 바닥을 밟고 다니다보면 금방 회복될 수 있을만한 상처였다.

 

동행 관계자는 "실험 비글들은 개의 성장기 중 가장 중요한 유년기 시절을 실험실에서 고립되어 본성을 억누르는 삶을 살게 된다"며 "그로 인해 구조되어 나온 실험견 비글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하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바깥 세상으로 출발!

 

이 관계자는 "1만 마리에 가까운 실험견 비글들이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는 현실에 비하면, 9마리는 보잘 것 없이 작은 숫자에 불과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들 9마리 비글들은 새로운 미래를 꿈꾸기에 충분히 어린 나이로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실험동물 복지의 희망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성화 수술을 위해 병원으로 이동한 녀석들. 

 

이날 비글 9마리 중 4마리는 중성화 수술을 위해서 동물병원에 입원됐고, 5마리는 위탁보호처로 이동했다. 동행은 배변배뇨 훈련, 실내 생활, 산책, 먹이, 외부인에 대한 반응, 생활 소음에 대한 공포 극복 등 비글들이 가정견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충분히 돌본 뒤 본격 입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입양 임보 문의 : 다음 카페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

*실험견 비글 검진, 위탁 후원 계좌: 하나은행 862-910004-59104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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