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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 딸린 집' 빌려드려요

일본에서 집을 구하고자 부동산에 가면 처음 받는 질문이 '펫이 있나요?'다.

 

펫과 함께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집이 드문 데다 벽지나 바닥훼손에 대한 보상비 등..어쩌다 냥이 한 마리 키우고 싶어도 마음을 돌리고 만다.

 

그러나 포기하긴 이르다. 2010년 9월, 일본 최초로 탄생한 '냥이 딸린 집'을 한 번 노크해보자.

 

ⓒ김민정 도쿄캣가디언의 내부

'냥이 딸린 집'을 처음 만든 야마모토 요코(山本葉子)씨는 집에서 냥이를 보호하고 입양 보내는 일을 하다 2008년 비영리단체인 '도쿄캣가디언'을 설립했다.

 

'캣가디언'은 동물보호소에서 피난 온 냥이들의 임시보호소이다. 이곳에 온 냥이들은 주로 안락사 위기에서 구출된 생명들...(편집자주 일본은 유기동물에 대해 안락사 정책을 시행하는 국가다. 특히 길냥이는 포획 당일 안락사 당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엄격하다)

 

도쿄캣가디언은 도쿄에만 3곳의 지부를 두고 지금까지 4000마리 넘게 입양 보냈다. 꼭 필요한 중성화수술을 도맡아 하는 병원도 같이 운영한다.

 

어떻게든 단 한 마리라도 더 구해내고 싶은데, 순조롭게 착착 입양 보내도 보호소는 언제나 만원 상태. 과거보다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한 해 10만 마리 넘게 안락사 처리되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야마모토씨는 결코 인간의 애정이 모자라 살처분되고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모자라는 것은 바로 '시스템'이라고 봤다. 그래서 냥이들이 머물 곳과 시간만 벌 수 있다면 얼마든지 더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특히 염두에 둔 것이 나이 든 냥이들의 갈 곳을 찾는 일이었다. 아기냥이들이야 비교적 쉽게 입양이 되지만 성묘들은 그렇지 못했다. 장애가 있거나 버려졌거나 키우던 주인이 병들거나 사망해 돌볼 수 없어 오게 된 냥이는 다 어른 고양이들이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냥이 딸린 집'이다. 집주인은 냥이를 빌려주는 집에서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세입자는 그 냥이와 함께 산다. 

 

ⓒ김민정 냥이 딸린 집의 내부

'냥이 딸린 집'으로 선정된 집은 약간의 후원금을 받아 집 수리를 한다. 집은 원룸에서부터 방이 여러개인 주택까지 다양하다. 집 내부는 냥이천국! 캣워크에 캣타워,현관엔 갑자기 뛰쳐나가는 걸 막기위한 이중문까지 완벽하다. 세입자는 보증금조로 미리 내는 월세를 내지 않는 혜택을 받는다.


성묘들이야 사람과 함께했던 기억을 가졌으니 자연스럽게 무릎 위로 올라오는 냥이한테 무방비상태가 되는 건 시간문제일 뿐.

 

집주인들은 조금이나마 사회공헌을 하게 돼 기쁘다하고 마음 따스한 입주자들은 냥이가 인생의 바꿀 수 없는 선물이란다. 물론 보호단체는 생명지킴이의 목적달성!

 

야마모토씨는 작년 8월 '냥이 딸린 쉐어하우스'도 시작했다. 약 5~10마리의 냥이들을 먼저 살게 해 들어온 세입자들이 함께 돌본다. '우리집 거실'은 냥이카페가 되는 셈이다.


냥이전문관리인이 상주해 있어 초보집사라도 냥이를 공부해 가며 살아볼 수 있다. 요즘 인기가 폭발적이라 지방에까지 전파되는 중이라 한다.


이사 갈 땐 완전한 입양부모가 되어 데리고 가도 되고 다시 단체에 맡겨도 되는데 지금까진 단 한 건도 맡기고 간 사람이 없단다. 그도 그럴것이 감히 누가 그 초롱하고 귀여운 눈망울을 두고 바이바이할 수 있으리!


혹시 도쿄에서 냥이집사를 시작해 보려거든 캣가디언과 연결된 '꼬리부동산'!!(しっぽ不動産)을 검색하면 된다. 이름이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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