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코랄 시 마을 고양이 루이. [USA투데이 캡처 화면] |
[노트펫] 미국 한 마을에서 주인이 10명도 넘는 인기 고양이가 있다고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가 지난 28일(현지시간) 소개했다.
고양이 ‘루이’는 미국 플로리다 주(州) 케이프코랄 시(市)에서 10년 넘게 마을 고양이로 군림해왔다. 케이프코랄 시로 이사 오는 순간 “좋든 싫든” 고양이 주인이 된다고 한다.
마을에서 14년을 산 부동산 중개인 레노라 마셜은 매일 아침 루이의 아침을 챙겨주고 있다. 루이는 마셜의 집 창문을 두드리며, 아침을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한다.
든든하게 아침을 먹은 루이는 동네 마실을 다니면서, 주민들에게 골고루 사랑을 나눠준다. UPS 배송기사와 오스트레일리아에 사는 친구도 루이의 안부를 챙긴다고 마셜은 전했다.
5년 전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필리스 리서는 매일 30분씩 산책을 해야만 한다. 그때마다 남편 아서와 루이가 동행이 돼준다. 리서는 “우리가 어디를 가든 루이도 간다”며 “나는 결코 그런 고양이를 본 적이 없다”고 칭찬했다.
밤이 되면 루이는 내키는 대로 숙소를 고른다. 마셜의 차고에서 깃털 베개를 베고 자든지, 셰릴 쿠드르나의 차고에 주차된 차 앞 범퍼 밑에서 잠을 청하든지 한다.
루이는 엄밀히 따지면 마을에서 유일한 길고양이지만, 주인이 버린 고양이가 아니라 주인을 버린 고양이다. 루이의 원래 주인은 리사 쿠션이다. 쿠션은 12~13년 전에 친구의 새끼고양이 루이를 받아서 기르게 됐다고 한다.
쿠션은 루이를 키운 지 2년째 되던 해에 루이를 내쫓았다가, 졸지에 버림 받은 집사가 됐다. 루이가 자꾸 침실에서 볼일을 보는 버릇을 고치려다가, 영영 루이를 잃게 됐다. 루이는 이제 쿠션의 집에 오지 않지만, 쿠션의 집 앞 농구대 앞에서 쿠션과 함께 산책하려고 기다려준다고 한다.
3년 전에 이사 온 달린 메들러도 루이의 산책 친구다. 달린의 남편 빌 메들러는 마을 사람들이 함께 루이를 키우면서, 루이가 마을에 공동체 의식을 심어줬다고 밝혔다.
달린은 허리케인 어마로 대피하면서도, 루이를 걱정했다고 한다. 마을에서 가장 마지막에 대피한 트리시 설리번은 루이를 위해 사료, 물, 캣닙 등을 충분히 챙겨주고 떠났다.
마을 주민들이 명절이나 휴가로 마을을 떠날 때는 루이를 돌볼 사람을 꼭 구해놓고 떠난다. 마셜은 “우리가 떠날 때, 우리는 루이를 돌볼 사람에게 시급을 준다”며 명절에는 일반 사료 말고 고급 사료를 주도록 신신당부한다고 설명했다.
루이가 이토록 사랑 받는 비결은 항상 주민들 곁에 머무른다는 점이다. 루이는 강아지처럼 마을 사람들을 잘 따르는 ‘개냥이’이자, 마을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고 주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왕’이다.
요즘 마을 사람들의 고민은 루이의 노화다. 루이가 오래 주민들 곁을 지켜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주민들의 바람이다. 마셜은 루이의 뜀박질이 예전만 못해서 걱정하고 있다. 필리스도 “머지않아 루이가 어디에 있을지 모른다”며 근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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