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도 원인을 모르는 질환들 5 – Chylothorax
[노트펫] 별 이유없이 콧물이 나는 병이 있는가 하면, 별 이유 없이 가슴에 물이 차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 정확히 말해 물은 아니고, ‘유미(Chyle)’라는 액체가 차는 병인데요.
유미는 림프액의 일종입니다.
우리는 흔히 ‘순환기계’라고 하면 온 몸을 순환하는 혈액, 혈관과 심장 등의 심혈관계 장기를 떠올리지만, 림프관, 림프절, 흉선, 비장 등으로 구성되는 림프조직 역시 순환기계의 당당한 일원이지요.
혈액처럼 림프도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
소장에서는 흡수되는 지방분을 운반하기도 하고, 온몸에서 조직액을 받아들여 심혈관계와 연결하기도 하고, 이 과정에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해로운 병원체를 방어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림프액 가운데 지방분이 풍부해서 우유빛 색깔을 나타내는 경우가 ‘유미(乳糜)’에 해당하며, 이번 주제인 유미흉(Chylothorax)이란 유미가 흉강(폐와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빈 공간)에 축적되는 상태를 말하는데요.
트위터 @3POINT_ONG 캡쳐 |
원래 흉강에는 여러 가지 액체가 들어찰 수 있습니다. 혈관에서 빠져나온 조직액이나 단백질 성분, 백혈구 등의 염증세포, 심지어 혈관 안에 있어야 할 혈액 자체도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흉강으로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각 경우에 따라 Hydrothorax(흉수), Pyothorax(농흉), Hemothorax(혈흉) 등의 이름으로 불리며, 여러 가지 병원체의 감염, 관통상이나 화상, 종양, PSS를 비롯한 선천성 질환들, 심장 폐 간 담관 신장 췌장을 비롯한 각종 장기의 문제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죠.
그런데 다른 종류의 체액과 달리 림프액이 흉강으로 새어나오는 유미흉의 경우 원인을 찾을 수 없이 특발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보통 특발성 유미흉이 진단되면 호흡 곤란을 유발할 수 있는 흉수를 우선 제거하고, 림프관의 압력을 감소시키기 위해 처방식과 약물 등을 사용한 내과적인 치료를 시도하게 됩니다. 흉관을 묶는 등의 수술적인 방법도 고려할 수 있으나, 안타깝게도 원인치료는 아직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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