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벌금형이 선고될 것이라 봤는데 의외로 강한 처벌이 내려졌다.
동물학대행위 처벌 수위가 높아진 동물보호법이 시행된 지난 22일 때맞춰 앞으로 사법부의 태도를 가늠할 수 있는 동물학대범에 대한 선고가 내려졌다.
23일 제주지역 동물보호단체인 제주동물친구들에 따르면 22일 제주지방법원에서는 지난해 발생한 제주 오토바이 백구 학대 사건에 대한 선고 공판이 있었다.
지난해 3월25일 제주시내 한 도로에서 70대의 윤모 씨가 오토바이 뒤에 개를 줄로 묶어 매단 채 700여 미터를 달린 뒤 인근 자택에서 개를 도살한 사건이 벌어졌다.
윤모 씨는 견주인 김모 씨로부터 식용 목적으로 개를 도살해 줄 것을 요청받고 이같은 학대를 저지른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사건은 처음에는 그저 흔한 시골의 일로 묻힐 뻔하다가 사건 현장이 급속히 전파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 일로 수사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던 경찰은 직권 경고와 함께 전보조치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재판이 진행되면서 세 차례의 공판이 이어졌고, 사건 발생 뒤 1년 쯤 되는 이날 선고가 내려졌다.
재판부는 개를 끌고 간 윤모 씨와 견주 김모 씨에게 각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그리고 2년간의 보호관찰과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실형은 면했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수위가 높은 처벌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통상 사회봉사 명령 시간이 80시간 안팎인 것을 고려할 때 그의 두 배라는 점을 든다.
한 변호사는 "만일 학대범이 주중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사회봉사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선 1년 동안 주말은 없다고 보면 된다"며 "강화된 동물보호법이 양형에 참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물학대자에 대한 처벌은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가 명백하다.
재물손괴죄로 다루던 수사당국이 동물보호법을 적용해, 학대죄로 기소하는 것이 정착되어 가고 있고 법원의 양형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월 길고양이를 큰 통덫에 가둔 채로 뜨거운 물을 붓고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찔러 공분을 샀던 학대자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 300만원의 벌금형, 2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자신이 운영하는 PC방에서 고양이를 내던져 기소된 PC방 업주는 지난 2월 동물보호법 위반 행위로는 사상 최고인 7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간 수십만원의 벌금형에 그쳤던 것에 비할 때 달라진 사법부의 태도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도시든 시고찰이든 학대 사건에 대한 처벌의 차이도 점차 사라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제주동물친구들 관계자는 "동물보호법상에서는 그다지 낮은 형량은 아니라고 한다"며 하지만 "살아있는 채 살이 터지고 피눈물을 흘리며 죽어간 백구의 고통과 우리의 분노에는 턱없이 모자란 형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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