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부터 연기돌까지', 허영지의 찬란한 홀로서기
[노트펫] 허영지는 반려견 우주 앞에서 다양한 표정을 꺼내놨다. 엄격한 엄마가 됐다가, 장난기 넘치는 친구가 됐다가, '밀당'하는 연인 같기도 했다. 독립을 하면서 함께 살게 된 세 살 우주는, 건강미 넘치고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허영지를 똑닮은 반려견이다.
허영지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 가끔 성격파탄자 같다"라고 장난스럽게 눈을 흘기다가도, "너무 예쁘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원빈 정도가 아닐까 싶다"고 넘치는 사랑을 드러냈다.
어릴 적부터 동물을 줄곧 곁에 두고 자랐던 탓에, 반려견을 대하는 자세도 똑부러졌다. 진돗개를 도둑 맞은 아픈 상처를 꺼내들며 눈물을 쏟았고, 이모가 돌보고 있는 수십마리의 유기견들을 이야기하며 책임감을 강조했다. 허영지는 "자식을 키우는 것 같은 마음"이라며 "'내가 없으면 우주는 안된다'라는 마음으로 책임감을 갖겠다"고 말했다. 넘치는 애교에 믿음직스러운 책임감까지, 백점 만점 백점의 애견인이었다.
허영지는 2014년 걸그룹 카라로 데뷔해 사랑스러운 막내로 활약하며 국내외 인기를 얻었다. 2016년 카라 해체 후 홀로서기에 나선 그는 각종 예능 및 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통통 튀는 매력과 밝고 유쾌한 에너지까지, 허영지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미소를 갖고 있다. "데뷔 이후 쉬지 않고 달려왔다"는 허영지는 짧은 공백을 즐기며 재충전하고 있다.
◇ 예능부터 연기까지, 찬란한 홀로서기
요즘 허영지의 스케줄이 모처럼 한가해졌다. 고정출연 하던 프로그램 '나도 CEO2 창업백서'가 종영하면서 라디오프로그램 'SBS파워FM '박소현의 러브게임'으로만 팬들을 만나고 있다. 모처럼 휴식기를 맞은 허영지는 "사람이 어떻게 늘 직진만 할 수 있나요"라며 특유의 긍정 에너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라디오 갈 때마다 팬들을 만나는데 '또 뭐해요?;라고 묻는다. '이번 달엔 좀 쉬려고 해요'라고 답하는데,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허영지는 이제 데뷔 3년을 맞았다. "'이제 겨우 3년이야? 7년은 된 것 같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허영지는 그만큼 부지런히, 또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카라로 데뷔했을 때부터 '예능돌'로 두각을 드러내며 활약했다. 낯선 카메라가 떨릴 법도 한데 좀처럼 주눅들지 않았다. 출연자들과도 스스럼 없이 지내며 '케미'를 만들어냈다. 특유의 밝은 성격과 친화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아이돌이 됐다.
돌이켜보면 첫 예능이었던 '룸메이트' 때부터 촬영을 즐겼다. 허영지는 "그 땐 정말 아무 것도 안 알려줬다. 대본도 없었고, 매니저가 (촬영장) 문앞에 내려다줬다. '모든 예능이 이런 건가보다'하고 생각했다"고 돌이켰다. 또 "사실 그 때 많이 혼났다. 화장을 안해도 된다고 해서 정말 안했는데 '그렇게까지 리얼할 필요는 없다'고 하셨다"고 웃으며 고백하기도.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근성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있었다. 허영지는 "연습생 때는 미친듯이 연습만 했다. 몸을 안 보살피고, 안무를 너무 열심히 해서 무릎에 물이 찬 적도 있다. 아파도 티를 못 냈다"라며 "예능도 그랬다. 아프다가도, 예능 촬영 들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즐기게 된다. 제가 즐거워서 그렇게 된다. 예능 체질이다"고 활짝 웃었다.
연기는 또 달랐다. 예능과 다르게 부담감이 컸고, 어려웠다. tvN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솔직하고 통통 튀는 매력의 안나를 만나 성공적인 연기 신고식을 치렀던 터. 허영지는 "연기는 갑작스럽게 시작했는데, 아직도 무서움은 있다"고 털어놨다.
"전 정말 연습을 많이 해야 하는 성격이에요. 200% 연습을 해야 무대에서 100%, 150% 보여줄 수 있어요. '이제는 무대에 서는 것이 맞다' 싶을 정도로 연기를 하는데, 연기는 준비할 시간이 적었어요. 지금도 연기를 배우고 있어요. 저답게 하고 싶은데, 연기를 하면 조금 업되는 느낌이 있어요."
"'또 오해영'을 하고 난 후 연기가 더 두려워졌어요. 안나가 신이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 불 붙을 때 끝났어요(웃음). 너무 칭찬을 받았기 때문에 조금 더 무서워졌죠. 그래도 두려움 없는 성격이라, 또 주어지면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 "카라와 인연 감사, 언니들 만나면 여전히 떨려요"
허영지는 걸그룹 카라의 멤버를 발탁하는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 '카라 프로젝트: 카라 더 비기닝''에서 우승했던 기대주다. 가수의 꿈을 안고 5년간 연습생 시절을 거친 경험이 있는 그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카라에 합류한 허영지는 니콜과 강지영이 탈퇴해 위기에 빠진 팀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고,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년여 만에 팀이 해체해 가수로서 충분한 빛을 보지 못했다. 가수 활동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아쉽지만, 억지로 되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시기가 짧았지만, 언니들과 다니면서 그만큼 많이 배웠어요. 다른 신인 아이돌이 몇 년동안 배워야 할 것을 저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이 배웠기 때문에 감사해요."
거침 없는 성격이지만, 카라 이야기가 나오자 금세 수줍어진다. 허영지는 카라 멤버들을 '첫사랑'에 비유했다. 워너비인 동시에 고마운 언니들이다.
"지금도 카라 언니들과 연락을 해요. 언니들이 저를 많이 응원해주고 있어요. 묵묵히 지켜봐주는 스타일에요. 카라 할 때도 그랬고, 정말 힘들 때 연락을 하면 응원해줬어요. 전 지금도 언니들을 보면 얼굴이 빨개져요. 지금까지도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가장 떨리는 사람들이 카라 언니들이기도 해요. 첫사랑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생각만 해도 떨리고 조심스럽고. 불편한게 아니라 너무 좋아서 떨리는 느낌이에요. '영지 잘 지냈어?' 물어보면 얼굴이 빨개져요(웃음). 언니들 앞에선 저도 모르게 애교를 부리게 되고, 애기가 되는 것 같아요. 언니들을 보면 너무 너무 좋아요."
허영지에게 카라는 어떤 의미로 남아있는지 물었다. 허영지는 "지금의 허영지가 있게 해준 팀이라 너무 소중하다. 지금도 카라 노래를 듣는다"고 미소 지었다.
가수 활동에 대한 의지도 충만했다. 지난해 여름 솔로 앨범 '추억시계'를 발매했던 그는 "회사에도 솔직하게 '잘될 앨범은 아니다'고 이야기 했다. 계속 음악공부를 해왔고, '이 길이 어려워서 그렇지 저 하고 있어요. 지켜봐주세요'라는 의미였다. 스태프들에게 감사했다"고 말했다. 지금도 작사를 하고 있고, 피아노도 배우고 있다.
솔로 활동 계획을 묻자 "올해 안에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쓸데없는 기대 드리는 것보다 솔직함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유쾌하게 답했다.
◇ "하현우의 그녀? 공개연애 불편하지 않아요"
허영지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 허영지는 지난 3월 밴드 국카스텐 보컬 하현우와 열애를 공식 인정하며 관심을 모았다. 허영지의 데뷔 후 첫 공개 열애로, 13살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예쁜 사랑을 키워가는 중이다.
허영지에게 "요즘 근황이 하현우 여자친구다"고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꺼내자, 수줍어하면서도 연애 이야기를 에둘러 피하지 않았다. 되려 상황을 지켜보던 매니저가 안절부절 했을 정도.
허영지는 "주변에서는 공개 연애가 부담스럽지 않냐고 하는데, 전 부담스럽지 않다. 오히려 편하다"고 웃었다. 허영지는 여느 연인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하면서도 일상적인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고.
"데이트를 해도 잘 못 알아봐요. 평소에 제가 아웃도어 제품을 좋아해서, 등산복 같은 옷을 많이 입고 다니거든요. 항상 등산 가는 마음으로 만나죠(웃음). 건강식도 많이 먹고, 산책도 많이 해요. 강아지 우주와도 산책을 자주 하는 편인데, 우주가 저보다 오빠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오빠도 '우주 덕분에 강아지들이 예뻐보인다'고 해요."
하현우의 매력에 대해 묻자 "건강을 잘 챙기는 것 같다. 팬들 건강도 세심히 챙기다"고 웃었다. 나이 차도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그는 "저도 만나면서 많이 놀랐다. 제가 애늙이인 것도 있고, (하현우가) 너무 동안이다. 이야기를 하면 잘 통한다"고 했다.
연애 이야기가 나오자 허영지는 "남이 알아보는 건 부끄럽지 않은데, 제 연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부끄러워서 피하게 된더라. 예쁘게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애교 있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이미영 조이뉴스24 기자(mycuzmy@joynews24.com) 김승연 노트펫 기자(ksy616@inbnet.co.kr) 사진 정소희기자 조이뉴스24 기자(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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