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에 태어난 프렌치불독 '연지'.
연지는 사고로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 때문에 힘들어하던 지수 씨에게 선물처럼 찾아온 고마운 아이다.
오빠인 보스턴 테리어 '곤지'와 질투 날 정도의 우애를 자랑하며 어느새 생후 6개월, '개린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내 동생 자니까 조용히 좀 해주개!" |
빨래 통을 뒤지는 건전한(?) 취미 활동을 즐기며 무사히 개린이 시기를 보내나 싶었건만……
연지는 자꾸 이불에 실수를 하는 습관이 생겨버렸다.
그것도 모자란지 오빠 곤지까지 살살 꼬셔 온 집안을 활보하며 온갖 말썽을 피워놓기 시작했는데.
"지칠 때까지 장난은 절대 멈추지 않개!" |
지수 씨는 연지, 곤지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해 울타리 교육을 하기로 결정했다.
배변 판에 배변을 보게 하는 것뿐 아니라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에 연지, 곤지 남매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어릴 때 사용하던 플라스틱 울타리는 부쩍 힘이 세진 연지에겐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지수 씨는 큰 맘 먹고 튼튼한 울타리를 구매했고, 다행히 교육은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잠깐 한 눈을 팔면 곤지만 울타리 안에 있고 연지는 밖에 나와 있는 광경이 연출됐다.
"울타리도 결코 날 막을 수 없개!" |
지수 씨는 처음엔 ‘내가 울타리 문을 잘 안 닫았나 보다’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울타리가 흔들리는 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연지가 울타리에 매달려 있다 지수 씨와 눈을 마주치자 자연스럽게 울타리에서 발을 내렸다.
뭔가 찝찝한 기분이었지만 그냥 둔 채 다른 일을 하다 또 소리가 나서 쳐다보니 역시 울타리에 매달려있던 연지가 사뿐히 발을 내렸는데.
설마 하는 마음으로 또 소리가 나길 기다리던 지수 씨.
소리가 들리자 이번에는 고개는 돌리지 않고 눈동자만 굴렸다.
연지가 눈치를 살피며 슬금슬금 울타리를 넘고 있는 것을 목격한 지수 씨는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허겁지겁 동영상을 찍어 증거를 확보했다.
연지는 결국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처음엔 그 상황이 재미있어 웃었지만 튼튼한 울타리 사겠다고 큰 돈을 들인 걸 생각하니 허공에 돈을 뿌린 기분이라 허탈했다"는 지수 씨.
“더구나 울타리를 넘고 난 후 올망졸망한 눈으로 달려와 꼬리를 흔들어대는 모습에 혼을 내지도 못하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몇 번 더 울타리 교육을 시도하긴 했지만 지수 씨가 보지 않으면 놀이라도 하듯 즐겁게 탈출 놀이를 감행하는 연지 탓에 이제는 울타리 문을 열어놓고 지낸다고 한다.
"잘 때도 절대 떨어질 수 없개!" |
지수 씨는 "그러라고 설치한 게 아닌데 허탈했지만 연지와 좋은 추억이 생긴 것 같다"며 연지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말썽쟁이 연지, 곤지가 멋진 개린이가 되길 응원해 본다.
여동생 연지(왼쪽)와 오빠 곤지(오른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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