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반려견의 에스컬레이터 끼임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반려견에 개방하는 장소들이 늘면서 반려견들이 에스컬레이터를 접할 기회가 크게 늘었다.
특히 수평으로 움직이는 무빙워크가 더 큰 위협으로 지적된다. 보호자들이 에스컬레이터에 비해 부주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반 반려견이 안내견처럼 별도의 훈련을 받지 않는 상황에서 에스컬레이터나 무빙워크를 탈 때는 무조건 안고 타는 것이 최선이라는 지적이다.
◇ 뒷따르던 치와와, 발가락 6개 절단 중상
지난 5월 중순 오후 중국 충칭시 주룽포구의 한 경전철역에서 견주 천 씨 부부와 치와와 반려견이 에스컬레이터에 올랐다.
외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하행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탄 부부는 반려견의 신음소리에 뒤를 돌아보고선 소스라치게 놀랐다.
치와와가 주인을 따라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타다가 그만 뒷발이 끼었던 것이다. 비상정지 버튼을 누르고 출동한 소방관이 구조한 끝에 목숨은 건졌지만 뒷발가락 8개 중 6개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순식간이었다.
국내 역시 이런 에스컬레이터 반려견 끼임사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안내견은 에스컬레이터 훈련을 받는다
종종 안내견들이 에스컬레이터를 능숙하게 이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안내견들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기 위해 어릴 적부터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일반 반려견과 상황이 다르다.
훈련사가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에 안내견 후보생을 안아서 올려놓고, 간식 등으로 줘서 에스컬레이터에 익숙해지도록 한다. 익숙해졌다는 판단이 들 경우 실제 가족이 나서 에스컬레이터에 타도록 유도해 준다.
그런데 에스컬레이터 자체에 대한 무서움 때문에 아예 타지 않으려 하는 후보견들도 있다. 이 경우 멈춰서 있는 에스컬레이터에 가서 이런 훈련을 다시 반복, 적합성 여부를 평가하게 된다.
물론 실제 에스컬레이터를 타서는 가운데에 위치하도록 하는 것도 기본이다.
겉보기엔 에스컬레이터를 매우 능숙하게 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안내견은 이처럼 수많은 훈련을 거친 상태인 것이다.
게다가 안내견은 최장 한 달 반에 한 번씩은 발톱과 발바닥 털을 손질, 혹시나 털이나 발톱이 끼일 수 있는 사고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 타는법 모르는 반려견, 발바닥·발톱 손질도 부족
하지만 일반 가정집의 개들은 이런 훈련은 물론이고, 발톱이나 발바닥 털 관리 역시 안내견 만큼 돼 있다고 보기는 힘든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반려견들이 에스컬레이터나 무빙워크를 접할 기회는 전에 없이 늘어났다. 대형마트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물론, 교외 쇼핑몰에서는 아예 반려동물 동반입장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한다. 서울 한복판의 복합쇼핑몰도 반려견 동반입장 대열에 들어섰다.
그런가 하면 각 지하철역 계단이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면서 역 지하 쇼핑몰은 물론이고, 단순히 길을 건너려할 때도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 무빙워크라고 안심?
상하행 에스컬레이터보다 수평으로 움직이는 무빙워크에 대해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빙워크는 수평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심적 부담감이 덜한 편이다. 개도 마찬가지다. 안내견 후보견 중에서는 에스컬레이터는 무서워해도 무빙워크에는 자연스럽게 올라타는 경우가 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수평으로 움직인다고 해도 위험성마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 LA의 한 공항에서 소형견이 에스컬레이터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소형견은 주인의 앞에서 상행 에스컬레이터를 올라오다가 끝부분에서 주인을 바라보고 있다가 사고를 당했다.
상행 에스컬레이터의 끝부분 3-4칸은 수평으로 무빙워크와 별 차이가 없었다. 주인은 뒤에서 강아지가 사고를 당하는 것을 속절없이 지켜봐야만 했다.
목나영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훈련사는 "털길이에 상관없이 소형 반려견이라면 안고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야 한다"며 "안을 수 없다면 걷게 하거나 엘리베이터를 사용해서 끼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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