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고양이 안전장치'를 장착해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전기레인지를 작동시켜 발생한 화재에 대한 위험까지 방지했습니다."
전기레인지 회사의 센스(?) 있는 홍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쿠쿠전자는 25일 자사의 전기레인지 매출 호조와 함께 신제품 출시 소식을 전하면서 신제품에 '고양이 안전장치'를 장착했다는 문구를 집어 넣었다.
전원 버튼을 1초 이상 누를 경우 제품이 작동하고 화구 선택 버튼을 별도로 눌러야 화구가 가열되기 때문에 전원을 켜도 1분 안에 추가 조작이 없다면 전기레인지가 꺼지도록 설계했다는 것이다.
고양이나 강아지를 키우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사실 이 기능은 당초 고양이나 강아지를 염두에 두고 개발된 기능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해당 제품 사용설명서를 보면 실제 반려동물에 대한 언급이 있기는 있다.
'반려동물이 제품 가까이 가거나 제품 위로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조작부 터치로 인한 제품 작동으로 화재 및 화상의 원인이 됩니다'라는 부분이다.
'플러그 및 전원 코드부를 반려 동물이 물어 뜯거나 못과 같이 날카로운 금속물체로부터 충격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십시오'라는 부분도 있다.
'고양이 안전장치'라는 말은 보이지 않는다. 사용서 상 고양이 안전장치로 둔갑(?)한 기능은 자동 절전 기능이다.
이 기능은 '전원이 켜진 대기 상태에서 버튼 입력 및 화구 동작이 없을 경우 1분 경과 후 자동 절전 모드가 동작한다'
절전 모드에서 [전원] 버튼을 1초 이상 누르면 대기 상태로 되돌아 가면서 사용 가능 상태가 된다. 회사가 언급한 고양이 안전장치와 일치한다.
최근 고양이가 주방에 올랐다가 건드리는 바람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몇 건 있었던 것과 관련이 깊다.
지난 22일 충청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그같은 화재가 이달 들어서만 대전에서 3건 발생했다.
가장 최근은 지난 20일로 오전 12시46분경 유성구 봉명동의 한 주상복합건물 5층 집 주방에서 발생했다.
소방서 추산 121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불이 났을 때 집 안에 사람은 없었고, 고양이 한 마리만 있던 상태였다.
전기레인지 주변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미뤄볼 때 고양이가 발바닥으로 스위치를 켜면서 불이 났을 것이라는 게 소방당국의 추정이다.
이런 시류에 맞춰 '절전 기능'을 '고양이 안전장치'로 바꿔버린 쿠쿠전자 홍보팀의 유연성 있는 사고가 돋보이는 홍보라고 할 만하다.
물론 고양이나 개가 잠재적 화재 유발자로 낙인 찍히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기는 한다.
고양이나 강아지 등 반려동물에 의한 화재는 해외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우리나라의 개나 고양이만 유독 그런 것은 아니다.
개와 고양이가 주방에 올라가지 못하도록 훈련시키거나 최소한 음식을 두지 않는 등의 대비책을 세워 두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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