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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진료실에서 한 강아지를 진료하고 있었다. 진료실 밖에서 갑자기 누군가가 허겁지겁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보호자의 목소리가 다소 다급했다. 감이 왔다. 응급이다. 진료중인 강아지 보호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밖으로 나가봤다.
올드 잉글리쉬 쉽독이다. 오토바이에게 치었다고 한다. 흥분해 있긴 했지만 정신상태는 정상으로 보였다. 보행상태도 문제가 없었다. 우선 다행이다. 왼쪽 팔꿈치 어께, 허벅지 등에 찰과상을 입었다. 관절 하나하나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사지을 천천히 촉진했다. 방사선 촬영을 해봐야 명확하겠지만 다행히 골절이나 탈구 등은 없어 보였다.
어떻게 된 일인지를 여쭈었다. 잡고 있었는데 강아지가 오토바이 소리에 흥분해서 갑자기 뛰는 바람에 줄을 놓쳤다 한다. 이후 달리는 오토바이 옆에 쓸렸다. 큰 부상이 아니라서 천만다행이다. 처치를 하고 혹시 구토, 마비, 경련 등이 있으면 바로 내원하라고 주의 말씀드렸다.
강아지에게 산책은 강아지 삶의 질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만큼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운동이나 배변을 위해서가 아니다. 산책은 그 자체가 유희 활동이며 기분 전환의 역할을 한다.
또한 보호자와의 유대감을 높이고 강아지의 다양한 사회화에 도움을 준다. 다행히 요새 강아지를 키우는 보호자들은 이 점을 잘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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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구체적인 방법에 문제가 좀 있다. 줄 잡는 법에 대해서 설명드리고자 한다. 줄 잡는 것까지 문제가 되나 생각하겠지만 잘못된 줄 잡는 법으로 인해 의외로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앞선 예도 바로 그런 경우다. 자칫하면 사고로 이어지기나 개를 잃어버리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으니 제대로 배워두는 것이 좋다.
법적인 문제를 떠나 산책을 할 때는 반드시 줄을 해야 한다. 가끔 길이 조절이 편하다는 이유로 자동줄을 쓰는 분들이 있는데 안전관리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개의 몸을 고정하는 장치로는 목줄보다는 가슴줄(하네스)를 추천한다.
보통 줄에는 고리가 하나씩 있다. 그런데 많은 보호자들이 이 고리로 줄을 잡는다. 잘못된 방법이다. 손목에 끼우는 방법도 잘못된 방법이다. 그렇게 잡고 있다 강아지가 갑자기 흥분하면 놓치기 십상이다. 앞선 사고도 그렇게 발생했다(사진1,2).
그렇다면 어떻게 잡아야 할까
두 가지 방법을 추천한다. 기본 요령은 비슷하다. 손을 편 상태에서 엄지를 세워 엄지에 고리를 건다(사진3).
사진 3 |
이 상태에서 두 가지로 응용할 수 있다. 우선 줄을 손바닥에 한번 내지 두 번 감는 방법이 있다(사진 4). 또다른 방법은 몇 번 줄을 접어서 잡는 방법이다(사진5).
사진 4 |
이후 둘 다 주먹을 쥐면 끝이다(사진6). 아무래도 감아서 쥐는 것이 든든하고 더 안전하다. 다만 줄을 짧게 잡았다 느슨하게 해줬다 하기에는 접어서 잡는 법이 편하다. 직접 잡아보고 자신의 힘 정도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사진 5 |
잡은 상태에서 주먹을 쥐고 엄지가 위로 상태를 유지해야 안전하다. 주먹의 윗부분을 약간 앞으로 숙여 줄을 약간 꺽은 상태로 잡으면 힘이 더 들어간다.
사진 6 |
혹시 힘을 쓸 경우는 나머지 한 손으로 줄 중간쯤을 잡는 분들이 있다. 별로 효율적이지 않다. 힘이 별로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놓치기 쉽다. 나머지 손으로 쥐고 있는 손 밑 부분을 야구방망이를 쥐는 것처럼 잡으면 가장 힘이 들어간다. 줄을 잡은 다음 자신의 배에 붙이고 다리를 벌리고 서 쥐면 더욱 힘이 들어가서 여성분이라도 큰 개를 통제할 수 있다(사진7).
사진 7 |
산책은 강아지의 삶에서 먹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이벤트다. 따라서 개를 산책시키는 것은 보호자의 기본 의무이다. 하지만 충분한 사전 지식을 습득하지 못하고 나가게 되면 오히려 불행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선 집안에서부터 줄잡는 법과 보호자와 함께 걷는 연습을 충분히 다음 산책을 나가도록 하자.
유경근 방배한강동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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