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동물 중 가장 강력하고, 힘이 센 동물 사자. 그래서 백수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사자. 특히 긴 갈기를 휘날리는 수사자는 예로부터 숭배와 경외의 대상이었다. 권력을 꿈꾸는 야심만만한 마초적 성향이 있는 남자들에게 수사자는 그런 힘을 상징하는 동물이었다.
서구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남성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존재는 단연 헤라클레스다. 그는 그리스로마 신화에서‘신들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제우스의 아들이기도 한다. 헤라클레스는 고대 서구신화에 등장하는 모든 신들 중에서 물리적인 힘이 가장 강한 신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런데 그의 강력한 힘의 첫 희생물은 사자였다. 그것도 불굴의 수사자를 맨몸으로 죽였다는 사실 하나로 헤라클레스가 얼마나 용맹하고 힘이 센지 증명하고 있다. 그만큼 서구 사회에서 사자라는 존재는 모든 강력함의 상징 또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서양 최초의 글로벌 정복 군주 알렉산더 가문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알렉산더를 배출한 마케도니아 왕조는 가문의 상징이 사자였는데, 이는 헤라클레스가 자신들의 선조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사실 마케도니아 가문의 선조가 헤라클레스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마케도니아 가문에 속하는 알렉산더는 자신의 갑옷, 방패, 투구 등에 사자 무늬를 하고 원정에 나섰다. 아마 자신이야 말로 용맹과 힘의 상징인 헤라클레스의 현손이라는 점을 만방에 강조하기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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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도 사자라는 동물은 서구 사회와 마찬가지로 용맹함과 힘의 상징으로 표현된다. 사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지키는 소중한 존재로 여겨져서 사찰 곳곳에 석사자상의 형태로 배치되어져 있다.
중국에도 사자들이 있다. 중국에서는 축하해야 하는 잔치가 있는 날이면 사자탈을 쓴 사람들이 사자춤을 추면서 즐거움을 더한다. 그런데 중국의 사자들은 유럽이나 인도인들이 아는 사자와는 생김새가 다르다. 어떻게 보면 티베트가 원산지인 사자개들과 비슷하다.
사자는 생물학적인 족보를 뒤져보면 고양잇과-표범속-사자종에 속하는 맹수다. 참고로 표범속에 속하는 맹수는 사자, 호랑이, 표범, 재규어 등 단 4 종류 밖에 없다.
사람들이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와 사자는 약 900만 년 전 혈연관계가 갈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자는 한 때는 전세계 구석구석에서 살았었다. 아프리카 사바나 지역은 물론 북미, 유럽, 아시아에서도 사자는 살았었다. 하지만 사자는 이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인도의 기르 국립공원에서만 서식할 뿐이다.
체구로만 보면 사자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고양이는 지구 전역에서 살면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거대한 체구, 강력한 발톱, 무시무시한 이빨과 턱을 가진 사자는 갈수록 서식 지역이 줄어드는 것과 비교하면 모순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사자의 위축된 처지는 사람과 깊은 관계가 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안전을 해치고 생존에 방해가 되는 맹수들은 수천 년에 걸쳐 도륙을 내고 있는 중이다. 사자, 호랑이, 표범, 재규어 같은 표범속에 속하는 맹수는 물론 늑대, 곰 같은 대형 맹수들은 이제 더 이상의 생존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하지만 그런 과정 중에 맹수들에 비해 순하고 가축화된 친척 동물들은 번영을 누리고 있다. 늑대의 후손인 개와, 사자의 친척인 고양이 같은 체구가 작고 비교적 온순한 친척들은 인간들의 세상에서 크게 번성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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