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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만 보고 엉터리 사료 골라내는 방법 5가지'

전문펫샵의 사료 진열대 모습

 

[노트펫] 강아지나 고양이를 처음 키울 땐 대부분 동물병원이나 주위에서 추천하는 사료를 먹이게 된다.

 

사료를 잘 먹지 않아서, 먹이던 사료가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건강을 더 챙겨주고 싶어서 등등 갖은 이유로 사료 교체를 고민하게 된다.

 

인터넷을 치자마자 각종 사료가 쏟아져 들어온다. 족히 수백가지가 된다. 반려동물 전문매장에 가도 꽤나 많은 사료 종류에 놀라게 된다.  

 

이것도 좋도, 저것도 좋고 도통 감을 잡을 수 없다. 특히 해외 사료에 눈길을 줄 때는 더더욱 혼란스럽다.

 

사료 선택의 기본은 사료 라벨이다. 표기되지 않은 원료를 넣거나 표기된 원료가 빠져 있거나 등등, 사료 라벨이 그 사료의 내용을 100% 보증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사료 라벨 만으로도 엉터리 사료를 구별해 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지난 3일 펫칼리지가 개최한 보호자 대상 오픈 클래스에서 정설령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KNRC) 대표가 강연한 사료 라벨을 통한 사료 판별법을 소개한다.

 

첫째, 중복 표기가 없는지 확인한다

 

종종 어떤 사료 라벨을 보다 보면 어이가 없는 경우가 있다. 똑같은 원료가 두세 번씩 반복적으로 표기되는 것이다. 닭고기, 닭고기 이런 식으로 말이다.

 

제조자의 단순 실수라 할지라도 먹거리에서는 실수를 용납해서는 안된다.

 

특히 기존 사료 사고를 생각하면 이런 사소한 실수도 일단 선택 대상에서 빼는 것이 맞다. 그만큼 정성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중복 표기의 예시. 중간에 치명적일 수 있는 마늘 파우더가 두 번이나 반복된다. 자료: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둘째, 대강 뭉뚱그려서 '고기' '곡물'

 

원재료 표기에서 어떤 원재료를 썼는지 밝히는 것은 기본이다. 그런데 어떤 사료들은 대강 뭉뚱그려서 표기한다.

 

예를 들어 고기(meat)나 곡물(corn, wheat) 이런 식이다. 무슨 고기나 곡물이 들어가 있는지 알 수 없게끔 한다. 특정 고기류에 알레르기가 있는 반려동물이라면 이런 정체 불명의 사료를 먹이는 것은 곤란하다.

 

어떤 경우는 '곡물(옥수수, 콩, 밀)' 이런 식으로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사료업계의 말을 빌리자면 옥수수나 콩, 밀 이 세 가지가 모두 들어갔을 수도 있고, 혹은 한 가지만 들어갔다는 의미다. 그때그때 확보된 원료를 넣어 만들었다는 의미다.

 

곡물과 육류가 뭉뚱그려 표기되어 있다. 자료: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셋째, 닭고기, 닭고기, 닭고기

 

해외에서 직접 사서 가져온 것이 아닌 이상 해외산이든 국내산이든 대부분은 영문과 한글로 원료와 영양 성분을 표기한다.

 

그런데 영문이 한글로 번역되면서 종종 원재료가 제대로 표기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닭고기를 표기하는 방법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치킨(Chicken), 치킨 밀(Chicken meal), 치킨 바이프로덕트(Chicken by product) 등이 그것이다. 이들을 제대로 한글로 옮기자면 닭고기, 계육분(닭고기 분말 또는 닭고기 가루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닭고기 부산물이 된다.

 

영문 표기에서는 분명 세 가지로 표기돼 있는데 한글 표기에서는 닭고기로만 표시하는 경우가 있다.

 

뼈와 살코기를 열처리한 뒤 분쇄한 것을 뜻하는 밀(meal)은 쉽게 말하면 뼈채 통째로 갈아 만든 것으로 주로 사람이 먹는 살코기를 떼어내고 남은 부위를 사료 원료로 사용한다. 육분(meal)에는 수분이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다. 부산물은 내장을 갈아 만든 것이다.

 

영양가는 둘째 치고 사람이 먹지 않는 부위를 사료 원료로 썼기 때문에 제조과정의 위생처리도 고기에 비해 처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싸구려 재료라는 뜻이다. 한글표기에서 분류해 주지 않았고 육분(meal)을 제1원료로 사용하였다면 이 역시 제외하는 것이 맞다.

 

제1원료인 계육분이 한글 표기로는 닭고기로 되어 있다​. 자료: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한글로는 닭고기이지만 영문에서는 계육분으로 돼 있다. 자료: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넷째, 부적절한 재료의 사용

 

최근 사료에도 웰빙 바람이 불면서 사용되는 재료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어떤 재료들은 건강을 고려해 들어가기도 한다. 그런데 종종 반려동물에게 급여해서는 안되는 재료들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마늘이다. 마늘은 미량으로도 개의 위장에 손상을 준다. 그런데 풍미를 살리고 사람에게 좋다는 점에서 착안해서 넣는 경우가 있다. 사료제조업자의 수의영양지식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극소량을 사용했다면 모르겠지만 마늘이 원료 표기상 앞쪽이나 중간에 위치했다면 양이 많은 것이므로 제외하는 것이 좋다.

 

사과 등 과일의 씨앗, 오렌지 껍질, 파슬리 등의 재료도 반려동물에 해가 되는 재료들이다. 이들 재료가 붙어 있는 사료 포장들은 신선하고 자연식인 것으로 보이기 쉽다.

 

하지만 사용되어서는 안되는 재료들이다. 과일 또는 오렌지가 들어간 경우 씨앗과 껍질 성분이 제외됐다는 것이 확인돼야 한다. 

 

다섯째, 견종별 사료가 실은 똑같다?

 

키우는 견종에 맞춘 사료들이 시중에 많이 출시돼 있다. 말티즈용, 푸들용, 포메라니안용, 시츄용 이런 식이다.

 

견종별 특성에 맞춰 제작했다는 사료들은 반드시 같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특정 견종이라고 해놨는데 실은 재료가 똑같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사료에 포장만 달리한 것이다.

 

정설령 대표는 "유럽과 미국 지역 사료의 경우 40%는 엉터리라는 통계가 있다"며 "사료 선택은 우선은 엉터리 사료를 걸러낸 뒤 나머지에서 좋은 사료를 찾아가는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라벨에 표기된 것과 실제 원료가 다른 경우도 있으므로 라벨만으로 그 사료를 평가하는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제조사의 철학, 원료 및 완제품 검사 여부, 영양소 함량을 제공하는 지의 여부, 영양 전문가가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지의 여부도 같이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포장지의 라벨은 우선 엉터리 사료를 골라내는 데에는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한편 정설령 대표의 사료 라벨 읽기 강연은 펫칼리지 유튜브 페이지에서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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