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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나가요. 안나가요!"..넉살좋은 낯선 진돗개

 

[노트펫] 갑자기 나타나 1주일 넘게 가지 않고 자기 집인양 생활한 진돗개가 눈길을 끌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유정 씨는 지난달 말 집에 갔다가 집마당에서 자고 있는 진돗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이 녀석은 유정 씨의 인기척에 잠을 깨더니 짖어댔다.

 

유정 씨가 앞에 쪼그려 앉아 "야, 너 누군데 집에 안가고 여기있어?" 하니 무릎에 앞발을 척 올려 놓으며 친한 척을 했다.

 

"나도 몰라. 저러고 있은지 3일째야." 아빠의 대답이었다.

 

"쫓아내야지! 집에 있는 애들하고 싸우면 어떡해!" 유정 씨의 이런 반응에 아빠의 대답이 더 걸작이었다.

 

"이상하게 안싸우네. 뭐라고 해도 안나가고 사료 조금 주니까 아예 자리 잡았어."

 

이미 유정 씨네에 있는 개는 3마리. 덩치 큰 녀석들이라서 이 녀석까지 더해지면 먹는 양이 꽤나 늘어날 것이 뻔했다.

 

그런데 아빠는 싸우지도 않고 모르는 사람만 보면 짖고 한다면서 오히려 그 녀석을 두둔했다.

 

아빠는 "절대 안 나간다니까. 주인이 찾으러 오면 보내고 아니면 계속 키우면 되지 뭐."라며 은근 이 녀석을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까지 줬다.

 

다음날, 자기 집을 찾아갔겠지 했지만 이 녀석은 망부석처럼 집마당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유정 씨를 포함해 가족들에게는 절대 짖지 않고, 동네 사람들이 놀러 오면 가족을 지키려는 듯 마구 짖어대 결국은 쫓아냈다.

 

듬직하게 자기집을 지키는 모습 그대로였다. 이런 모습에 유정 씨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같이 살자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주말이 끝나고 다시 학교 기숙사로 돌아간 유정 씨. 주말 쯤이 되어 이 녀석의 주인을 찾았다는 이야기를 아빠에게서 듣게 됐다.

 

윗동네에 혼자 살던 아저씨 주인은 갑자기 입원을 하게 되면서 이 녀석을 집에 혼자 둘 수 밖에 없었다. 입원 내내 걱정하다 퇴원 뒤 집에 와보니 이 녀석이 보이지 않았더란다.

 

동네 곳곳을 찾아다니다 아랫 동네에 와서 자신의 개가 유정 씨네 마당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선 아빠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 녀석 유정 씨네가 마음에 쏙 들었는지 도통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으려 했단다.

 

유정 씨는 "처음에는 아저씨를 본체만체했다고 해요"라며 "아빠가 나서 '놀러오라'는 말을 하고 나서야 주인 아저씨 쪽으로 몸을 돌렸다네요"라고 말했다.

 

주인을 찾아 다행이지만 듬직했던 그 녀석의 모습은 여전히 또렷하다는 유정 씨. 분명 그 녀석이 자기집에 놀러올 것으로 믿는단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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