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구하려 재난구조견 훈련시키는 단체 눈길
[김민정 일본 통신원] 일본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유기동물의 안락사를 비교적 쉽게 허용하는 국가다. 안락사 당하는 동물들을 가엽게 여기는 일본인들 역시 많다. 유기견을 데려와 특수사역견으로 변신시키는 단체의 활동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아오모리시(青森市)에 있는 비영리단체 '북동북 수색팀'은 유기견들을 거둬 들여 무너진 건물에서 행방불명자를 찾아내는 재난구조견이나 경찰견으로 키워내는 곳이다. 수색팀에서 훈련시키는 개의 절반 가량이 현(県, 우리나라의 도 개념)의 동물보호센터나 일반인으로부터 양도받은 개들이다.
지난 5월 이와모토 북동북수색팀 이사장이 재난구조견의 재난구조 모습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일본 東奥日報社 보도 캡쳐 |
단체를 이끌고 있는 이는 은퇴경찰 이와모토 료지(岩本良二, 65) 이사장이다. 그는 현직에 있을때 래브라도 리트리버종 경찰견의 새끼를 키웠는데 지인으로부터 새끼를 재난구조견으로 훈련시켜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러면서 아오모리현의 안락사 이야기를 들고 유기견의 갱생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일례로 지난 2013년 아오모리현 동물보호센터에 맡겨진 개 875마리중 430마리가 안락사 처리됐다. 2008년 아내와 함께 처음 단체를 설립했고, 2012년에는 이를 법인화시켰다. 약 50명의 회원이 뜻을 같이하고 있고, 재난구조견 2마리, 경찰견 6마리, 훈련견 13마리를 관리하고 있다.
이와모토 이사장은 "그런 개들을 구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예전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기견을 사역견으로 거듭나게 하려는 이와모토 이사장의 계획은 결코 쉽지는 않다. 재난구조견이 되기까지 수색 능력은 물론 장애물 돌파, 절대 복종 등 만만치 않은 과정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태어나기 전부터 혈통 관리를 해주는 것이 보통이고 이런 개들이라도 최소 2∼3년간의 훈련 과정이 필요하다.
이와모토 이사장은 특히 "유기견은 주인한테 버림받았다는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데만 몇개월이 걸리기도 하고, 유기견이었을 때 개구리나 새등을 잡아 먹은 경험이 있다면 훈련시 갑자기 야생으로 되돌아가기도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기견을 일반 가정에 입양시키려는 시도 이상의 노력들이 행해지고 있다. 2013년 9월 문을 연 경기도 도우미견 나눔센터가 대표적이다. 도우미견 나눔센터는 유기견을 훈련시킨 뒤 도우미견으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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